[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가 다 젖어 고통스러워했던 남성이 있다.
남성의 이름은 마크 호프먼. 귀에서 원인 모를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시도 때도 흐르는 체액 때문에 솜뭉치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을 정도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국 인디애나주 애크론에 사는 은퇴한 선반 기술자 마크 호프먼의 사연을 재조명했다.
현지 매체 USA투데이에 전해진 바에 따르면 호프먼은 10년 동안 귀에서 알 수 없는 액체가 흘러나와 고통스러워했다.
정확한 병명도 모르고 있다가 10년이 지나서야 미스터리의 원인을 알아냈다. 바로 자발적 뇌척수액 누출이라는 희소병이다.
호프먼은 처음엔 샤워하다가 귀에서 물이 덜 빠진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심해졌고, 귀에 솜뭉치를 끼지 않고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호프먼의 수술을 집도한 인디애나대 병원 소식지에 따르면 호프먼이 일주일 동안 쓰는 솜뭉치는 약 200개 정도다. 호프먼은 "10초에 한 번씩 귀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호프먼은 액체가 흐르는 걸 막기 위해 잘 때도 의자에 기대 비스듬히 잔다고 한다.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 이는 비만이나 수면 무호흡증과 관련이 있을 거라 추측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수면 중 무호흡은 뇌압을 상승해 몸 바깥쪽과 기압 차에 의해 체액을 배출시킬 수 있다. 넬슨 박사는 호프먼 귀에서 흐르는 액체를 '뇌척수액'으로 추정하고 있다.
뇌척수액은 뇌에서 생성돼 뇌와 척수를 순환하는 무색투명 액체다. 뇌척수액이 누출되면 두통, 시야 변화 혹은 청력 상실이 야기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한다.
상황은 다소 절망적이지만, 호프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호프먼은 귀 수술을 받고 증상이 훨씬 나아진 상태라고 한다.
그는 현재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 청력을 포기하고 귀 안 뼈를 활용해 액체가 흐르는 걸 막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뇌척수액 유출로 인한 뇌수막염 등 2차 감염을 막는 치료에 매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