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호주 남성이 한국인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뒤 불법 촬영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인도계 호주인 발레쉬 단카르(Balesh Dhankhar)가 한국 여성 등을 상대로 한 13건의 강간 혐의를 포함해 39건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단카르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인 영어 통역사를 구한다는 허위 구인 광고를 이용해 한국 여성을 유인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거주지 인근 시드니의 한 호텔로 불러낸 뒤 한식당에서 수면제를 탄 소주나 막걸리 혹은 와인을 먹이고 아파트로 데려가 수차례 성폭행했다.
이때 단카르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형 몰래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이 발견한 영상물은 무려 47개에 달하며 각각 다른 제목으로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여성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단카르의 범죄는 지난 2018년 10월 21일, 다섯 번째 피해를 입은 여성 A씨의 신고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A씨는 정신을 잃고 성폭행을 당하던 중 극적으로 정신을 되찾으며 화장실로 몸을 피했고,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A씨의 소변과 혈액 샘플에서는 소량의 수면제와 알코올 성분이 검출됐다.
이 신고로 단카르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그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추가 피해자가 속출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2018년 10월 8일, 호주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단카르가 낸 공고에 속아 그를 만났다고 한다.
사흘 뒤 호텔에서 단카르를 만났을 때 B씨는 저녁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다음날 낮에 다시 만났다고 한다.
이때 단카르는 번역할 문서라며 B씨에게 서류를 건넸고 이후 두 사람은 한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단카르와 B씨는 소주 한두 병을 나눠 마셨다고 한다.
이어 와인 한 잔을 추가로 마신 뒤 함께 단카르의 집으로 이동해 한국 뮤직 비디오를 보고, 살사 춤을 추다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그러나 B씨의 평소 주량은 소주 3병이었다. 그녀는 "정말 이상했다. 갑자기 기억이 안나더라"며 "평소처럼 술에 취한거라면 속이 불편하기 시작해야 하는데 멀쩡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여러차례 성폭행을 당했는데도 단카르의 철저한 뒷처리 때문에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를 알지 못한 피해자도 있었다. 그녀는 옷이 다 입혀져 있어서 생각지도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밖에도 다른 한국인 여성 피해자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단카르는 현재 강간 혐의 13건, 강간할 의도로 술에 취한 약물을 투여한 혐의 6건,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한 혐의 17건, 강제추행 혐의 3건을 받고 있으며 그에 대한 재판은 계속될 예정이다.
한편 단카르는 보석으로 풀려나 있는 동안에는 화이자와 호주 매체 ABC 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또한 호주 내 인도 커뮤니티에서 임원을 맡는 등 활발히 활동해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