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학생들에게 벌레를 먹게 한 중학교 교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타주 네보의 중학교 교사 킴 커틀러(Kim Cutler)는 기후 변화에 관한 과제의 일환으로 세상을 죽이는 소로부터 지구 환경을 구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역겨운 곤충을 먹게 했다.
억지로 벌레를 먹었다는 한 학생의 엄마 아만다 라이트(Amanda Wright)에 따르면 그녀의 딸 사이지(Saige, 12)는 선생님이 기후변화에 대한 과제로 벌레를 먹게 했으며 다른 방법이 없냐는 학생들의 호소에도 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사이지에 따르면 커틀러는 식용 벌레를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벌레를 구입해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그리고 아이들은 벌레를 먹은 후 '왜 미국인들은 벌레를 먹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작성해야 했다.
학생들은 커틀러로부터 단 하나의 관점, 소가 메탄가스를 방출해 오존층을 공격하기 때문에 소 대신 주요 단백질 공급원을 곤충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도록 강요받았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번 삼킨 먹이를 게워내 다시 씹는 반추동물인 소와 양 등이 소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메탄가스를 내뿜는다고 한다.
소 네 마리가 방출하는 메탄가스의 온난화 효과는 자동차 한 대의 배기가스와 맞먹는다고.
이에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지구를 위해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커틀러는 이를 학생들에게 강요했다. 특히 벌레를 억지로 먹게 하는 것은 학대에 가까워 논란을 빚었다.
라이트는 "내 아이는 세뇌의 대상이 됐다. 다른 의견을 내려고 하면 커틀러는 '정답은 오직 하나'라고 압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가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서 커틀러는 "벌레가 역겹고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벌레를 먹어야 한다. 우리는 소와 동물을 기르면서 세상을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소를 없앨 뿐만 아니라 우리 땅의 많은 부분이 소를 기르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벌레를 먹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커틀러는 "벌레를 먹는 것에 대한 어떠한 단점도 알지 못했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라면서 학생들에게 다른 선택권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현재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교사의 사진과 이름이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교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교사의 프로필이 삭제됐으며 현재 징계를 받고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