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긴급 출동 현장에서 흉기에 목을 찔린 경찰관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관 A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블라인드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글에서 자신을 "제가 기사에 나오는 목 찔린 본인"이라고 소개한 A씨는 "피를 많이 흘려서 어지러웠다. 사무실 의자에 힘들어 누워 있다가 눈을 떠 봤는데 킥스(KICS)도 안 돼 있었다"고 했다.
킥스란 경찰사법포털을 말한다.
A씨는 "저 혼자 병원을 찾아 헤매는데 생각보다 가위에 찔린 상처를 봉합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며 "동생이 알아본 병원에 제가 운전해 갔다"고 했다.
이어 "수술받으면서 의사 선생님이 '정말 위험했다.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죽을 뻔했다'며 위로의 말씀을 해주시는데 정말 눈물이 나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술 다 끝나고 잠시 누워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하다 다쳤는데 혼자 병원을 찾아와야 하고, 팀장은 뭐 했는지, 동료들도 원망스럽고 별생각이 다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딸 입학식 못 간 것도 너무 짜증 나는 동시에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피 묻은 제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사건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사건이 있던 날 새벽 5시 소음 신고를 접수 받고 20대 여경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 확인차 소리가 나는 집 앞으로 찾아갔더니 피의자가 한참 있다가 흉기를 들고 나왔다.
A씨는 테이저 건을 쐈으나 침 하나가 외투에 걸려 실패했는데 이때 피의자가 A씨의 목을 흉기로 찔렀다고 했다.
A씨가 피의자를 제압하고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출혈로 인해 누워 있었는데 피해자 진술 조사 치려는 사람도 없고, 팀장은 폰만 보고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결국 직접 사무를 처리한 후 오전 8시가 넘어 퇴근했고, 이후 가족과 함께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았다.
A씨를 흉기로 찌른 피의자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B씨는 범행 당시 음주나 마약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지구대 근무와 관련해 감찰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