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조만간 몸에 칼을 대지 않아도 수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카라파이아(Karapaia)는 질병, 상처 등을 3D 바이오 프린터로 치료하는 로봇 팔이 개발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2월 19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실린 로봇 팔 'F3DB 바이오 프린터(F3DB bioprinter)'가 바로 그것이다.
F3DB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로봇 팔을 항문을 통해 개복을 하지 않아도 암이나 궤양 등의 질병, 상처를 치료한다.
로봇 팔의 가장 큰 특징은 끝부분에 초소형 3D 바이오 프린터가 탑재됐다는 것이다. 기존 내시경 수술 장비처럼 외부에 있는 컨트롤러로 작동시킨다.
이 가느다란 로봇 팔은 사람의 항문을 통해 체내로 진입해 환부에 도달하면 젤라틴·콜라겐·인간 세포 등을 배합해 만들어진 '바이오 잉크'를 흘려보내 환부를 복구한다.
체내에 도포한 바이오 잉크는 치료 효과를 위해 필요한 최소 일주일 후에도 정상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인간 세포는 4배로 늘었다.
연구팀은 실제로 돼지의 장에 시험해 보았고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바이오 잉크 주입뿐만 아니라 3D 프린터 헤드를 통해서 상처에 맞는 구조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3D 프린터 헤드는 뱀의 머리처럼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꿀 수 있으며 프린터 노즐 또한 자유롭게 이동한다.
로봇 팔은 수술 시간을 단축시키고 출혈도 최소한으로 줄여준다.
수술을 위해 개복을 하는 것은 인체에 부담이 크고 힘든 작업이지만 이 로봇 팔은 몸에 메스를 대지 않아도 안전하게 체내를 치료할 수 있다.
연구팀은 "머지않아 외과수술로 몸에 메스를 대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면서 "살아있는 인간 세포의 힘으로 위벽의 상처나 대장암 등을 고칠 수 있게 될지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F3DB는 시제품에 불과하지만 잠재력이 매우 크다.
연구팀은 5~7년 이내에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임시 특허를 취득했으며 향후 내장 카메라, 실시간 스캔 등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