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세계 최초 AI 로봇 변호사가 인기 끌자 '수준 이하'라면서 소송 건 대형 로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AI의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직종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세계 최초 AI 변호사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런데 최근 이 AI 변호사가 돌연 로펌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인사이더(Insider)는 세계 최초 로봇 변호사 '두낫페이(DoNotPay)'가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제이 에델슨 / YouTube 'Angeion Group'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의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 홈페이지에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로펌 에델슨(Edelson)이 3월 3일 두낫페이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게재됐다.


에델슨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집단 소송 변호사로 꼽히는 제이 에델슨(Jay Edelson)이 설립한 로펌이다.


에델슨 측은 "고객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두낫페이는 실제로 로봇, 변호사 또는 로펌이 아니다. 두낫페이는 법학 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떤 관할권에서도 금지되지 않으며 어떤 변호사의 감독도 받지 않는다. 슬프게도 두낫페이는 요점을 놓치고 있다. 변호사가 아니거나 변호사의 감독을 받지 않고 대중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다. 고객에게 오히려 피해를 입힐 수 있다"라고 소송 사유를 밝혔다.


두낫페이가 법학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는 고소장 내용 / Twitter 'jbrowder1'


로펌은 조나단 패리디안(Jonathan Faridian)이라는 남성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리디안은 고용 차별 고소장, 소액 청구 법정 기록물 등 다양한 법률 문서 초안을 작성하는데 비용을 지불하고 두낫페이를 사용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패리디안은 "그것(법률 문서)을 제공할 능력이 있는 변호사로부터 법률 문서를 구입했다고 믿었지만, 기준 미달의 결과를 얻었다"라고 주장했다.


두낫페이 측은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두낫페이는 거짓 주장을 정중하게 부인한다"라면서 "우리는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낫페이의 CEO인 조슈아 브라우더(Joshua Browder)는 트위터를 통해 "에델슨 측의 주장은 가치가 없다"라면서 이에 맞설 것임을 알렸다.


그는 에델슨의 창업자 제이 에델슨을 언급하며 "두낫페이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집단 소송 변호사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슈아 브라우더 두낫페이 CEO / DoNotPay


한편 두낫페이는 AI 챗봇을 활용해 고객이 변호사를 고용할 필요 없이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2015년 고객들이 주차권을 두고 갈등하는 것을 돕는 앱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서비스를 확장했다.


두낫페이의 웹사이트에는 "고객이 기업과 싸우고 관료주의를 이기고 숨겨진 돈을 찾을 수 있도록, 누구든 고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교통 법규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한 변호를 맡아 주목받았다.


그러나 변호사 협회에서 AI 변호를 철회하지 않으면 기소하겠다는 위협을 받으면서 변론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