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독일, 남녀평등 위해 수영장에서 여성들 '상의 탈의' 허용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독일 수도 베를린에 여성의 '수영복 선택 자유'가 확대됐다.


베를린시에는 '여성은 수영장에서 가슴을 반드시 가려야 한다'는 규제가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차별이라는 판단에 따라 성별을 불문하고 수영장 내 '상의 탈의'를 허용하기로 했다.


베를린시 내 수영장을 관할하는 사무소(BBB)는 "남녀 모두에게 '탑리스(topless·상의 탈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여성들은 가슴을 가리지 않은 채 수영을 해도 되고, 일광욕을 즐겨도 된다는 내용이 담긴 조항이 신설됐다고 타츠 등 독일 언론이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한 규정은 실내외 수영장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베를린시의 결단을 이끌어낸 건 지난 2022년 12월, 수영장에서 상의를 벗고 수영을 하려고 한 여성의 행동에서 비롯됐다. 


당시 수영장 관리자는 여성에게 "가슴을 가려라"라고 했지만 여성이 이를 따르지 않았고 수영장 측은 그녀를 쫓아냈다.


해당 여성은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베를린 산하 '평등대우를 위한 사무소'에 신고했다.


해당 사무소는 베를린시가 지난 2020년 별도로 제정한 차별금지법을 실행·구현하는 기관이다. 여성의 애로사항이 접수되자 이어 행정 민원을 감시·감독하는 '옴부즈만센터'가 즉각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여성은 "여성에게 남성과 다른 옷차림을 요구하는 건 차별이다. 더구나 수영장 운영방침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영복을 착용하라'고만 돼 있을 뿐, '성별에 따라 옷을 달리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주장했다.


옴부즈만센터는 여성의 판단에 동의했다.


일각에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성 수영복은 통상 가슴을 가리도록 하기 때문에 여성의 주장이 과하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옴부즈만센터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영복'은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과 구분하려고 만든 용어이지, 상체를 가리라'는 뜻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outube 'Travelers Paradise'


한편 베를린에서는 그간 여성에게 수영장에서 상의를 벗을 자유를 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년 7월 마리엔광장에서 시위가 열리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수영장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