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한 살 아기 머리 너무 커 엑스레이 찍어보니...두개골 안에서 '쌍둥이' 발견

아이의 두개골에서 발견된 웅크린 태아 /Neurology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유독 머리가 큰 아기의 두개골을 엑스레이와 CT 촬영 해보니 '태아'가 발견됐다.


9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최근 미국 신경학회 의학 저널 'Neurology'에 소개된 사례를 보도했다.


중국 푸단 대학 병원 의사들에 따르면 익명의 1살 아이가 운동 능력 상실을 이유로 부모와 함께 왔다.


의료진은 머리 크기가 보통 이상으로 큰 아이의 머리를 보고 종양이 있을 것이라 추측, 즉시 CT 촬영을 실시했다.


아이의 두개골에서 발견된 웅크린 태아 / Neurology


그러나 놀랍게도 그곳에는 '태아'가 웅크리고 있었다. 태아는 아이와 혈관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 받았는지 뼈와 팔, 손까지 발달한 상태였다고 한다.


아이는 태아 때문에 뇌 일부분에 척수액이 고이는 수두증(물뇌증)을 앓고 있었다.


푸단 대학 병원 의사들은 '쌍생아 소실(배니싱 트윈)' 중에서도 희귀 사례로 판단, 즉시 수술을 진행했다.


손까지 발달한 태아의 모습 / Neurology


쌍생아 소실이란 임신 10-15주 사이에 수태된 쌍둥이 중 하나가 임산부나 다른 쌍둥이에 흡수되어 유산하는 것이다.


완전히 흡수돼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사례처럼 태아 상태로 남거나, 신체 일부가 섞이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뇌 뿐만 아니라 골반, 입, 창자 심지어 음낭 등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수술을 집도한 신경외과 전문의 리종제 박사는 "배반포(포유류의 초기발생에서 난할기가 끝난 배)단계에서 분리가 이루어 지지 않은 것 같다"며 "세포 분열 과정에서 결합된 부분이 전뇌로 발달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의학 문헌에 보고된 이와 비슷한 사례는 200건이며 두개골에서 발견된 것은 18건 뿐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푸단 대학병원 의료진은 현재 수술을 받은 아이의 예후를 살피고 있다. 아이에게 장기 후유증이 남을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