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요즘 힘들게 일하는 택배기사님들을 위해 음료나 간식을 제공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이 분야 '끝판왕'이 등장했다.
바로 싱가포르 의료 서비스 업체 민메드 그룹(Minmed Group)의 설립자이자 CEO인 에릭 치암(Eric Chiam, 51)의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싱가포르 시그랩(Siglap)에 거주하는 치암의 이야기를 전했다.
치암은 가족들과 함께 배달기사와 환경미화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시글랩 야로우 가득에 위치한 집 앞에 자판기 한 대를 설치했다.
가족들은 이 자판기를 'Thank You Very much drinks(매우 감사합니다 음료)'의 약자인 'TVYM 드링크(TVYM drinks)'라 부른다.
TVYM 드링크 자판기는 2023년 1월 11일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구글 지도에도 표시되고 있다.
이 자판기를 통해 무료로 시원한 물과 음료가 제공된다.
처음 가족들은 집 문 옆에 냉장고를 설치해 음료를 보관하려 했지만 일반 냉장고를 야외에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쨍한 햇빛과 잦은 비를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가족들은 음료를 차갑게 유지하면서도 야외 환경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자판기를 선택했다.
치암의 첫째 아들은 자판기의 세부 아이디어와 중요한 고려 사항을 만들어냈다.
둘째 아들은 로고와 자판기에 붙일 스티커를 디자인했고 딸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치암의 아내는 음료를 주문하고 치암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다.
첫 달 동안 TVYM 드링크 자판기에서는 무려 637개의 음료가 빠져나갔다. 하루 평균 21캔이다.
치암에 따르면 우체부, 택배 기사, 환경미화원 등이 매일 자판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후 인스타그램에는 무료 음료에 대한 감사 메시자가 쏟아졌다.
6일 한 가구 배달원은 "여러분은 망토를 입지 않은 천사이자 슈퍼히어로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축복이 있기를"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TYVM 드링크에는 많은 돈이 들어갔다. 자판기 설치 및 장식 비용으로 약 3,0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89만 원)가 들어갔으며 캔 음료는 하나 당 5싱가포르 센트(약 480원) 정도다.
가족들은 일주일에 두 번 자판기에 음료를 보충하고 있으며 매일 식사를 하며 구입할 음료의 종류와 개수, 프로젝트 개선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암은 "이 프로젝트의 가장 보람된 부분은 이를 사용하는 배달 기사님들, 운전기사님들, 서비스 직원들의 미소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족들의 선행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한 달에 630 캔 이상이 나간 것을 보면 일반 행인들이 무료 음료를 이용하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