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1일(토)

'중매 결혼' 안 한다는 20살 여대생 살해해놓고 "가문의 명예 지켰다"는 가족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가족이 점 찍어준 상대와 결혼을 거부한 20살 여대생이 삼촌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조카를 살해하고 가문의 명예를 운운한 삼촌 모하메드 타루스 칸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6월 25일 웨스트요크셔주 브래드포드에 위치한 자택에서 벌어졌다.


소마이야 베굼(20)은 아버지로부터 파키스탄 출신의 사촌과 결혼하도록 강요 받았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소마이야 베굼 / Dailymail


이후 베굼이 사는 곳을 알게 된 삼촌 칸은 그녀의 오른쪽 가슴에 11cm가량의 쇠못을 박은 뒤 시신을 쓰레기 처리하듯 유기 했다.


그녀의 시신은 7월 6일이 되어서야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상태로 발견됐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칸은 '명예 살인'이었다고 주장했다.


명예 살인이란 가족, 부족, 공동체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조직 내 구성원을 다른 사람이 살인하는 행위를 말한다. 


티바 알-알리 / farfeshplus


그러나 이는 살인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일 뿐 전 세계적으로 비난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칸에 대한 재판은 3주 뒤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에도 이라크 출신의 유튜버 티바 알-알리(22)가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했다. 당시 티바의 아버지는 '명예 살인'이라며 "수치스러움을 씻어내기 위해 딸을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의 죽음에 이라크 사회는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악습인 '명예 살인'을 규탄하고 나서며 시위를 열자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라크 형법은 소위 '명예 범죄'에 관대하다"며 "이라크 당국이 여성과 소녀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끔찍한 살인을 목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