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30일(월)

"술값 안 오른다"...소주·맥주 1위인 하이트진로·오비맥주 '가격 동결' 선언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국내 소주 1위 업체 하이트진로와 맥주 1위 업체 오비맥주가 당분간 출고가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원자잿값이 급등해 지난해에 이어 출고가 인상 압력이 높아졌지만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권고안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소주 매출 1위인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출고가를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측은 "가격 인상 요인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나 현재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결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주의 경우 올해 2월 주정(에탄올) 원료인 타피오카 전분 가격이 톤당 525달로 지난해 2월 492.5달러보다 7% 올랐다. 


이 때문에 주류사에 주정을 독점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2월 주정 가격을 10년 만에 7.8% 올렸고, 올해 소줏값도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아울러 최근 소주병 제조사들도 병 납품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원재룟값이 상승해 평년 대비 출고가 인상 압력이 커졌지만 서민 대표 품목으로 꼽히는 소줏값을 2년 연속 인상하는 것은 부담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인사이트


맥주도 출고가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을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과 원자잿값 인상으로 출고가 인상 압력이 높아졌지만 당분간 출고가를 높이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맥주는 소주와 달리 물가 연동형 종량세를 채택해 업체가 출고가를 올리지 않아도 세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소주와 달리 세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올해 4월 1일 전후로 출고가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리터당 855.2원의 세율이 적용된 맥주는 오는 4월 1일부터 885.7원으로 리터당 30.5원 오른다. 세금 인상분을 출고가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제조사가 세금을 소비자 대신 내주는 셈이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주, 맥주 업계 1위 업체가 잇따라 출고가 동결을 선언하면서 다른 업체들 또한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주류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출고가를 올리면 다른 업체들이 후속으로 출고가를 조정하는 게 관례처럼 여겨졌다. 


업계의 이같은 결정은 국민 여론과 정부 요청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원자잿값 인상 여파로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2년 연속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통망을 거쳐 식당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 가격이 6000~700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