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아이 데리고 놀러 온 친구가 저희 집에 '똥기저귀' 그대로 버리고 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결혼한 친구가 자신의 집에 아기의 똥 기저귀를 버리고 갔다며 하소연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똥 기저귀 쓰레기통에 그냥 버리시나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미혼 여성인 A씨는 "자취하는 제 집에 며칠 전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왔다. 워낙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아이들도 자주 봐서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오는 것을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커튼에 코딱지를 묻힐 때도, 카펫에 음식을 쏟았을 때도, 아끼던 컵을 깼을 때도 아기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다"면서 "친구도 초 단위로 아기를 항상 볼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아이 엄마의 입장을 이해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 A씨도 "이것 하나는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녀는 "친구 아기가 배변을 해 기저귀를 갈았다. 옆에서 친구를 도와주며 기저귀를 받아 위생봉투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친구가 돌아간 후 뒷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아기가 배변을 또 했는지 쓰레기통을 열자마자 악취가 장난이 아니었다"면서 친구가 자신 모르게 버리고 간 똥 기저귀에 대해 토로했다.


A씨는 "원래 똥 기저귀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가요?"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본인 집이라면 모르겠지만 남의 집에서 그냥 버리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른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일부 아기 엄마들은 "똥 기저귀 냄새를 맡아본 사람들은 알 거다. 어디 갈 때 늘 위생 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남의 집에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 가운데 친구를 이해하지 못한 A씨를 비판하는 글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친구가 버릴 수도 있는 거지 그걸 가지고 엄청 뭐라고 하네", "친한 친구 맞냐", "아기들이 하는 다른 행동은 이해한다면서 똥 기저귀 버리는 건 왜 이해 못함?"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댓글이 폭발하자 A씨는 "제 요점은 남의 집 쓰레기통에 아기 똥 기저귀를 버릴 때 그냥 버리느냐, 위생봉투에 담아 버리느냐 였다"면서 "똥 기저귀는 쓰레기통 열 때마다 냄새가 확 올라오더라. 친구에게 기분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그걸 가져간다고 했으면 오히려 위생봉투에 담아서 그냥 버리라고 했을 것"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사연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A씨 친구의 행동을 비판하며 "친구 집에 갔으면 예의를 지켜야지", "왜 그걸 함부로 버리고 오냐", "친한 친구면 피해를 안 가게 하는 게 맞는 거 아님?", "애 엄마면 대수냐" 등의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반응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도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엄마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때 '맘충' 등의 단어로 비난하며 부모를 비하하곤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이유에서일까. 일부 음식점이나 카페 등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가족 손님을 막기 위해 업장을 '노 키즈 존'으로 운영하며 어린이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다.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동안 국내 출생아 수는 더욱 줄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불과 10년 만에 반토막나며 처음으로 25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0.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OCED 국가들 중 '꼴찌'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