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친구한테 2300만원 빌리면서 한 시간 뒤 지워지는 '매직펜'으로 차용증에 서명한 사기꾼 빌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혹시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줘 차용증을 써야 하거나 계약서, 각서 등을 쓸 일이 생긴다면 펜을 꼭 확인해야겠다.


한 남성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펜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차용증이 백지로 변하는 충격적인 일을 겪고 마음고생해야 했으니 말이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넷이즈는 후난성에 사는 레이라는 남성이 겪은 황당한 사연을 전했다.


Weibo


레이는 2018년 3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린이라는 절친에게 총 12만 위안(한화 약 2,262만 원)을 빌려줬다.


그런데 상환 기한이 되어도 린은 돈을 갚지 않았다.


레이는 여러 번 돈을 갚으라 독촉했지만, 린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린이 그의 전화번호를 보고 일부러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 레이는 아내 싱에게 린을 법원에 고소하도록 했다.


고소당한 린은 모든 대출금을 상환하기로 했다.


Weibo


그는 대신 그전에 빌린 돈이 정확히 12만 위안이라는 증거를 남길 수 있는 차용증을 쓸 것을 먼저 요구했다.


이에 싱이 종이를 들고 왔고 린은 미리 준비한 펜을 꺼내 12만 위안을 빌렸다는 새로운 차용증을 작성한 뒤 서명했다.


그런데 한 시간 후 레이에게 작성한 차용증을 건네려던 싱은 충격에 빠졌다.


분명 작성해 봉투 안에 넣어둔 차용증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상태였기 때문이다.


그제야 싱은 자신이 린의 속임수에 당했음을 깨달았다.


抖音


알고 보니 린은 일부러 일정 시간이 흐르면 지워지는 '기화 펜'을 준비한 것이었다.


린은 이후 레이와 싱의 연락을 받지 않았고 백지 차용증을 증거로 재심을 청구했다.


분노한 레이는 린을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가 이어지자 결국 린은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12만 위안을 갚기로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신세계몰


레이는 린과 절친한 친구였기에 그가 돈을 갚을 용의가 있다면 용서하기로 했으며 현재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저렇게 악의적으로 속였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가 있느냐", "용서하다니 대인배다", "저런 친구는 없는 게 낫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기화 펜'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필기 내용이 지워지는 펜으로 기출 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 아이템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