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후이리'라는 신발 브랜드가 있다. '신잘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브랜드다.
세계적인 슈퍼모델 캐롤라인이 뉴욕패션워크에 신고 등장했고, 중국의 슈퍼모델 류원 또한 파리패션위크에서 후이리를 신고 워킹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후이리는 9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F자 형태의 로고가 한국의 프로스펙스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후이리와 프로스펙스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후이리는 1927년 설립된 상하이 후이리 신발 유한 회사의 운동화브랜드다. 2018년 기준 매출액은 약 1조 3천억원을 기록했다.
본래 1980년대 중국에서 인기를 끌던 후이리는 1990년대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가 들어오면서 시장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공식적으로 운동화 생산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는데, 같은 해 5월 상하이 화이 그룹이 상하이 후이리 신발 유한회사를 설립하여 후이리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후 2015년 브랜드 업그레이드 전략을 펼치면서 인지도를 쌓았고, 2016년 WORRIOR의 첫 글자인 W를 추상화해 현재의 로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반면 프로스펙스의 현재 로고는 1976년부터 사용됐다.
지난해 6월 서울신문에 따르면 프로스펙스가 현재의 로고를 상표 등록한 건 지난 1982년이다. 중국에서도 1990년에 저작권을 확보했다. 후이리가 지금의 상표를 등록한 건 1990년 후반으로 전해진다.
시간상으로 보면 프로스펙스가 후이리보다 훨씬 앞선 셈이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화이리를 향해 "프로스펙스 짝퉁 아니냐?", "로고 따라 해서 큰돈을 벌었다" 등의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화이리가 한국에 상표를 출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이리는 2019년 2월 프로스펙스와 거의 유사한 자사의 로고를 한국 특허청에 상표 출원했다.
특허청에서 이듬해 8월 두 회사의 상표가 지나치게 비슷하다고 보고 출원을 거절했으나 2021년 2월 또다시 상표를 출원했다.
당시 출원한 상표 '1927 회력', '회력 1927' 2개로 아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후이리가 상표 등록을 성사시킬 때까지 계속 로고를 신청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프로스펙스 측은 중국 베이징 국가지식산권국에 후이리 등을 상대로 유사상표 무효심판을 제기했고, 한국에서도 후이리의 상표 등록 가능성을 대비해 이의 신청 등 방어 계획을 세우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