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피임약은 이슬람 인구 통제하려는 서방의 음모"...여성 피임까지 금지한 탈레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탈레반 정권 이후 여성 인권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급기야 '피임 금지' 조치까지 나왔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탈레반이 최근 아프카니스탄 수도 카불과 마자리샤리프 등 주요 도시 최소 2곳에서 '피임약' 판매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여성의 피임약 사용은 이슬람 인구를 통제하려는 서방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현지의 한 약사는 "탈레반이 두 번이나 찾아와 '피임약을 팔지 말라'고 협박했다"며 "정기적으로 카불의 모든 약국을 점검해 피임약을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탈레반 점령 후 광고판에서 지워진 여성 얼굴 / GettyimagesKorea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피임약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후 시시각각 무장한 전사들을 약국마다 보내 판매대를 뒤져 피임약은 물론 피임 주사제 등 관련 도구들을 모조리 약탈하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현지 의약품 판매 상점들은 탈레반 정권의 눈을 피해 피임 관련 약품을 진열장에서 모두 치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매체는 "피임약 제한은 고등교육 금지와 취업 제한에 이은 또 다른 여성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또한 "쿠란(이슬람 경전)은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임신과 임신 사이에 간격을 두는 것을 허용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아프가니스탄은 여성 14명 중 1명이 임신 질환으로 사망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출산이 위험한 국가로 손꼽히는 현실에서 피임 금지 조치까지 나오자 일각에서는 탈레반의 여성 인권 탄압이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탈레반의 피임 금지 조치를 두고 영국에서 활동하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활동가 샤브남 나시미는 "쿠란도 피임약 사용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도 넘은 행동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