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기념일마다 선물 대신 '신용카드' 주는 남자친구
[인사이트] 정은영 기자 = 남자친구가 기념일에 정성스러운 선물 대신 신용카드를 주면서 갖고 싶은 물건을 마음대로 사라고 하면 어떨까.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일 선물이 신용카드. 기분 나쁜 게 이상한가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 A씨는 남자친구와 10년 동안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하며, "거의 부부같은 사이고 너무 편하고 사랑하기도 한다. 막 설레고 콩콩거리지는 않지만 아주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제가 추구하는 '연애'는 길 가다가 꽃 한송이도 사오고, 생일 선물로 꽃 한 송이 사다 주고, 레스토랑 가서 맛있는 것도 먹는 거다. 연애에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A씨는 이러한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며, 소소한 선물을 남자친구와 주고 받고 싶다며 속내를 전했다.
그녀는 남자친구의 성격이 아주 실용적이라며, 지금까지 기념일이나 생일 때마다 "현금 줄까. 필요한 거 있으면 이 카드로 사라. 장바구니 넣으면 계산해 주겠다"라고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A씨는 10주년 기념일에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남자친구의 성격 때문에 몇년 만에 크게 싸워서 헤어질 뻔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그래도 10주년이지 않냐. 나는 꽃 한 송이 받아 보고 싶고 너랑 예쁘게 입고 레스토랑도 가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싫다. 가본 적도 없고, 부담스럽고, 한 끼에 20만 원을 쓰는 게 너무 아깝다"였다.
A씨는 남자친구가 "꽃이 사고 싶으면 같이 가서 너 원하는 거 골라라. 계산해주겠다"라고 했다며 어이없어했다.
그녀는 기념일 때 로맨틱한 걸 너무 해보고 싶어서 자신의 돈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가자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와서 궁시렁댔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남자친구에게 70만 원짜리 가방을 사줬더니 들고 다니기 아깝다고 2년째 모셔두고만 있다며, 그나마 사준 물건 중에 잘 쓰고 있는 것은 갤럭시워치와 아이패드, 7만 원짜리 힙색이라고 덧붙였다.
300만 원 컴퓨터보다 3000원 장미꽃 받고 싶다는 여자친구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아닌 '여자'이고 싶다고 말하며, 꽃이나 반지 같은 선물을 받아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A씨는 "300만원짜리 컴퓨터 말고 3000원짜리 장미꽃을 받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그녀는 "내가 이상한 거냐. 장미꽃 한 송이 받아 보는 게 내 인생 최대의 소원이 됐다. 진짜로 꿈까지 꾼다"라며 누리꾼의 의견을 구했다.
A씨의 사연을 들은 누리꾼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그녀의 심정을 이해하는 이들은 "연애할 때 소소한 선물은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장미꽃 한 송이 주는 게 그렇게 힘든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그녀의 의견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은 "무드만 조금 없을 뿐이지 실용적이면 오히려 좋지 않냐", "남자친구만의 사랑 표현 방식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