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화장실 성추행으로 감옥 간 유명 뮤지컬 배우가 '무죄'받고 풀려난 결정적 증거

tvN STORY '어쩌다 어른'


'법영상 분석 전문가'가 바라본 뮤지컬 배우의 성추행 사건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법 영상 분석 전문가가 유명 뮤지컬 배우의 성추행 논란의 진실을 파헤쳤다.


지난 14일 tvN STORY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법 영상 분석 전문가 황민구 박사는 '진실을 담은 천 개의 목격자'를 주제로 가려진 진실, 조작된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황 박사는 "10년 전만 해도 성추행 사건은 1년에 두 건 정도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한 달에 1, 2건씩 들어온다"면서 "진짜 성추행 사건도 있는 반면 억울한 사건도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한 중년 남성이 찾아와 자기 조카가 성추행 누명을 쓰고 징역 6개월 동안 수감 중이라고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뮤지컬 배우 강은일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말했다.


tvN STORY '어쩌다 어른'


황 박사는 "사건은 80% 이상 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새벽에"라 말했다. 이어 "이 사건도 그랬다. 강은일 씨와 여성 두 명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화장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 여자는 화장실 여자 칸에 강은일이 문을 열고 들어와 추행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은일 씨의 주장은, 남자 칸에서 나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여자가 먼저 추행을 하고 '너희 집 잘 살아?' '다 녹음했어'라고 했다더라. 누구 얘기가 맞는지 모른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기억과 영상은 다를 수 있다. 자신이 생각을 계속하면 없던 일이 있는 일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진실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저는 기억을 믿지 않는다. 기억은 100% 옳지 않다"고 했다.


tvN STORY '어쩌다 어른'


황민구 박사, "기억은 100% 옳지 않지만 영상은 진실을 얘기해"


다만 황 박사는 "영상은 진실을 얘기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현장 증거는 가게 안 폐쇠회로(CC)TV뿐이었다. 그러나 이는 화장실 안은 비추지 않았다. 황 박사는 "그런 CCTV에서 재밌는 게 포착된다. 바로 통풍구다. 밑에 통풍구가 없었다면 유죄가 확정이지만, 통풍구가 강은일 씨를 살렸다"고 했다.


그는 "CCTV 영상을 보면 강은일이 먼저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이 여자, 남자로 칸이 나뉘어 있고, 그 사이에 세면대가 있었다. 통풍구로 문 열림 식별이 가능한 거다. 강은일 씨가 여자 칸에 들어갔다면 통풍구 사이 발이 보여야 하는데 없었다. 여자 혼자 있었던 거다. 게다가 화장실이 너무 좁아서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문을 열 수 없다. 이 두 개의 증거는 굉장히 유력한 증거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부분의 성추행 사건이 피해자의 진술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명확한 증거 없이는 빠져나오기 힘들다. 희망이 없다고 봤지만, 이것을 찾아낸 순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심지어는 강은일 씨가 문을 열고 나오려 할 때마다 여성이 옷을 잡고 끌어당기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고 부연했다.


뮤지컬 배우 강은일 / Instagram 'euuuuuun___n'


한편 강은일은 해당 사건으로 1심에서 6개월을 선고받고 5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뒤 2심에서야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그는 사건이 터진 직후 소속사에서 퇴출당하고 계약됐던 작품도 취소됐다.


강은일은 돈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졌다.


이후 강은일은 해당 여성을 무고죄로 고소했다. 황 박사는 "강씨는 가해자가 아닌 무고 피해자였다"며 "너무 억울하지 않느냐"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은일은 지난 2012년 뮤지컬 '13'으로 데뷔했으며 현재는 뮤지컬 '에쿠우스'에 출연하며 팬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