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1일(토)

"주근깨 예쁜데 왜 포샵해"...졸업사진 보정했다가 학부모들에게 욕 먹은 초등학교

키어런의 보정 전후 모습 / Instagram 'loefamilylove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국에서는 졸업사진 보정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얼굴의 요철을 없애고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정도이지만 다른 친구들의 집에 평생 남을 사진인 만큼 대부분 원본 사진보다 보정 사진을 선호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졸업사진 문제가 재조명되며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제니퍼 그린과 딸 매들린 / New York Post


지난 2021년 10월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한 초등학교의 졸업사진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제니퍼 그린(Jennifer Greene, 43)이라는 여성은 12살 난 딸 매들린(Madeline)이 졸업사진으로 인해 완벽해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 게 우려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녀가 공개한 사진은 사진 회사 라이프터치(Lifetouch)가 찍은 7학년 학생들의 사진이다.


그린에 따르면 그녀는 라이프터치로부터 치아 미백, 피부 톤 보정, 잡티 제거 등을 포함한 보정 서비스에 추가로 12달러(한화 약 1만 5천 원)를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녀는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아이의 학교 사진을 수정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이들이 항상 완벽해 보여야 하며 마우스 클릭으로 결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포스트 또한 학교 사진 보정 서비스가 SNS의 보정 필터만큼 유비쿼터스가 되어 십대의 불안과 우울증을 급증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린은 딸의 사진 보정에 격분해 트위터를 통해 분노를 표했다.



졸업사진 보정 논란은 지난 2020년에도 있었다.


2020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Tampa)에 거주하는 여성 크리스틴 로언스(Kristin Loerns)는 아들 키어런(Kieran)의 졸업 사진을 보고 분노했다.


아들의 사랑스러운 주근깨가 사라진 상태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본 사진과 비교했을 때 키어런의 모습은 주근깨 하나만으로 확연히 달라 보인다.


또한 청각 장애가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인 휘트니 로즈(Whitney Rose)는 학교 사진작가가 3살 아들의 보청기를 지웠다고 호소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틱톡에서 22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다.


엄마이자 학교 사진작가인 하이디 그린 / New York Post


하지만 학교 사진작가로 10년 이상 일해온 전문 사진작가이자 엄마인 하이디 그린(Heidi Green)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종종 부모라고 반박했다.


그녀는 "일부 부모는 학교 사진에서 아이를 더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 결함을 고쳐야 한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이 문제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졸업 사진을 보정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이들과 학생들의 가치관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