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손에 맞춰 자라나 다쳤을 때 끼기만 하면 되는 장갑형 '인공 피부' 개발됐다

Columbia University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손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경우, 인공 피부 이식 수술을 받게 된다.


그런데 앞으로는 장갑처럼 끼우기만 하면 치료를 할 수 있겠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카라파이아(Karapaia)는 최근 미국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Columbia University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인공 피부를 복잡한 3차원 형상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인체와 같은 불규칙하고 복잡한 면에 평평한 인공 피부를 펴는 것은 어렵지만, 의복처럼 '입는 인공 피부'라면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데, 이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이에 따라 피부 이식 수술의 난이도를 낮추고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외형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로 한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27일 세계적인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SWNS


보고서에 따르면 입는 인공 피부는 전통적인 인공 피부와 동일한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손의 모형을 바탕으로 인공 피부를 키운다는 아이디어가 다르다.


우선 환자의 손 등의 이식 대상을 3D로 스캔한 뒤 이것을 바탕으로 3D 프린터를 통해 안이 비어있고 통기성이 있는 손 모형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표면을 피부의 진피에 있는 세포 '섬유아세포'와 '콜라겐'으로 덮고, 피부 표피의 90%를 차지하는 '케라티노사이트'로 코팅해준다. 실제 피부와 같이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 다음 모형 내부에 영향을 공급하고 피부 세포를 키워주면 완성된다.


피부의 구조 / gettyimagesBank


만들어진 손 모형을 보면 마치 장갑을 연상케 한다.


이런 장갑 형태의 인공 피부가 완성되기까지는 3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피부를 실험 쥐의 뒷다리에 적용해 이식했다.


그 결과 인공 피부는 4주 만에 실제 피부처럼 딱 붙었고 잘 걷지 못하던 쥐는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


수술 자체도 단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실험 쥐의 피부를 치료하는 방법은 인간과 같지 않으므로 앞으로는 더 인간에 가까운 큰 동물로 시험에 볼 필요가 있으며 이후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산 에르빌 아바치 박사 / Finding Genius Podcast:


이번에 개발된 '입는 인공 피부'는 1980년대 초반 인공 피부가 등장한 이래 가장 대폭적인 업그레이드라고 한다.


인간의 피부는 50종류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초의 인공 피부는 단 2가지 종류로만 만들어졌고, 그 후의 연구는 어떻게 진짜 피부 구조에 접근하는가가 초점이 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이끈 컬럼비아 대학 하산 에르빌 아바치(Hasan Erbil Abaci) 박사는 피부의 형상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


피부의 형상도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손 모형을 이용해 보다 자연스러운 3차원적인 인공 피부를 개발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의 개발은 인간의 피부 형태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인공 피부의 조성·구조·강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아바치 박사는 "앞으로 환자 자신의 세포로 환자 전용의 입는 인공 피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장갑 같은 피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 4X4㎜의 피부 조각이 있으면 충분하다"라면서 "입는 인공 피부는 손뿐만 아니라 얼굴 이식 등에도 응용할 수 있으며 장기 이식을 대체하는 '퍼스널' 한 이식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