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에게 영화로 보여주고 있는 '서울 배경' 수준

golovko.livejournal.com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평양의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 구현된 한국의 모습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북한에 있다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세트장'이란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사진은 한 러시아 블로거가 북한을 방문해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속 장소는 평양시 형제산 구역 중당동에 위치한 영화 촬영소로 반영구적인 조선거리, 일본거리, 중국거리, 서양거리, 농촌마을 및 남한의 서울·광주거리 세트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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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외세트장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코스로도 이용된다. 


남조선 거리는 한국의 50~60년대 모습이 구현돼 있다. 영화 포스터에는 1955년 개봉했던 외국 영화 '거인'의 포스터가 보인다. 1956년 개봉했던 서부 영화 '서부의 왕자'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다만 거리의 모습에서 한국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찾아볼 수 있다. 


2층짜리 건물에는 '일본어 강습소'가 자리 잡았다. 아직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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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의원'이란 작은 병원 간판에는 '성병 전문'이라고 적혔다. 한국에서 성생활이 문란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견 미용실도 보이는데 '개 원피스, 개 목걸이'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이 역시 사람이 입을 옷도 없는 상황에서 개를 치장한다는 것을 강조해 자본주의에서의 탐욕,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괴뢰로 전락한 남한의 현실을 북한 인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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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예술영화촬영소는 1947년 국립영화촬영소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북한 최대의 영화제작소다.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건물을 복구하면서 근대적 시설로 자리했다.


김일성 집권 초기부터 조선예술영화촬영소는 김일성 우상화 작업에 총본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초의 극영화인 '내고향'(1949년)을 비롯해 '정방공', '누리에 붙는 불', '분계선 마을에서', '조선의 별', '민족의 태양', '유격대의 5형제' 등과 1991년부터 시리즈물로 제작하고 있는 '민족과 운명' 등이 이곳에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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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60부작으로 만들어진 북한의 다부작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는 남한을 묘사하는 모습을 다수 보여준다. 이후에도 영화에서 나타나는 남한의 모습은 이 영화 속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0년대 들어서도 북한 주민들이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수준은 아무리 최근으로 잡아도 197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또 1950~1980년대 한국에서 일본어 학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인사 앞에서 기모노를 입은 여종업원들이 부채춤 공연을 하는 등의 묘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