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얼마 전부터 패션계에서는 '디지털 패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디지털 패션이란 가상의 옷으로 실제로는 입을 수 없는 옷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세계가 트렌드로 떠올라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 패션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18살 중국인 여고생 마오셩아이(苗聖愛)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바스티유포스트(Bastille Post)는 중국 톈진 출신의 18살 소녀 마오셩아이의 이 이야기를 전했다.
마오셩아이는 예고생으로 미술 전공을 하고 있다. 학생이지만, 메타버스 안에서는 소문난 패션 디자이너다.
그녀는 드로잉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옷을 디자인하고 있다.
천과 실, 바늘 대신 픽셀로 이루어진 그녀의 옷은 당연히 실제로는 입을 수 없지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오셩아이는 "가상 패션 디자인은 직물이나 기능의 필요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면서 "디자인의 시각적 측면에만 집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옷을 만들려면 만드는 옷감의 특성이나 옷의 기능 등을 생각해야 해 디자인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지만, 가상의 옷은 이런 제약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녀가 디자인한 옷은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질감과 환상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그녀는 지난 겨울방학 때부터 가상 의상 제작을 하게 됐다.
'CLO3D', 'Style3D', 'Cinema 4D', 'Nomad' 등의 소프트웨어를 배워 옷을 만들었다.
패션 디자인 경험이 없었지만, 그녀는 수많은 패션쇼를 살펴보며 영감을 받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작품을 연습하고 자신감이 붙은 그녀는 중국의 인기 소셜 플랫폼 샤오홍슈(小)에서 가상 의류 매장을 열었다.
그녀의 옷은 한 장에 55위안(한화 약 1만 원), 두 장에 89위안(한화 약 1만 6,300원)에 팔린다.
옷을 구매하면 마오셩아이가 직접 고객의 사진을 받아 옷을 합성해 입혀준다.
그녀는 이렇게 매주 적어도 2~3벌 이상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구매자들은 가상의 옷을 구입해 사진에 합성하면서 대리 만족을 한다고.
대부분이 SNS에 올리기 위해 옷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셩아이의 옷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유명 연예인이 그녀의 매장을 찾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최고 인기 걸그룹 SNH48의 멤버 쉬양위저도 다녀갔다고 한다.
마오셩아이는 "가상패션은 옷뿐만 아니라 환상도 입는다"라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상 패션 디자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설립한 또 다른 가상 패션 디자이너 첸펑(陳鵬)이라는 남성도 있다.
그는 지난해 디지털 아티스트 UV-주(UV-朱)와의 협업으로 우주복 같은 '레무리아-레무리아의 전설(Lemuria -雷姆利亞傳說)'이라는 가상 패션 라인을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패션 플랫폼 피지(Pheagee)에서 한 벌에 599위안(한화 약 11만 원)에 판매됐다.
그는 "가상 패션은 디자이너가 순수하게 시각 효과와 디자인 표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보통 옷과는 다르다. 디자이너를 창의적이고 예술적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디자이너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는 3월 하순 VR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land)'에서 열리는 메타버스 패션위크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날 샤오홍슈, 바이트댄스(ByteDance)와 같은 소셜 플랫폼이 가상 패션 분야에 합류했다.
샤오홍슈 이용자는 디지털 쇼핑 플랫폼인 'R-Space'에서 가상 의류와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으며, 바이트댄스 이용자는 디지털 패션 커뮤니티 피지를 론칭해 28개 브랜드의 가상 의류 라인을 제공한다.
고객은 증강현실(AR)로 피팅을 해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디지털 버전의 옷뿐만 아니라 실제 사진을 보내 가상 의상을 입은 사진을 받아 SNS에 공유할 수 있다.
가상 의류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라고.
이처럼 디지털 패션은 세계 패션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24년 중국의 가상공간 사업 가치가 8조 달러(한화 약 9,801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을 대체해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