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드라마 '더 글로리'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넷플릭스 차트 톱10에 오르는 등 '더 글로리' 붐이 일고 있다.
그런 가운데 '더 글로리'에 등장했던 '고데기 학교 폭력' 신을 본 말레이시아인들이 누구보다 슬픔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말레이시아 SNS 등에는 '더 글로리'를 보고 과거 '오스만' 학폭 사건이 떠올랐다며 분노하는 이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오스만은 말레이시아인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학교 폭력의 피해자다.
21살이던 그는 지난 2017년 국방대학교 해병사관후보생 기숙사에서 18명의 학생들에게 다리미로 고문과 폭행을 당하다가 6월 1일 세상을 떠났다.
부검 당시 오스만의 팔다리에선 90여개의 화상 흔적이 발견돼 전 국민이 공분했었다.
가해자들은 제복을 입었을 때 보이는 얼굴, 손등은 제외하고 나머지 부위에만 화상을 입힐 정도로 악랄한 범행 수법을 보였다.
부검의는 시신 곳곳에 퍼진 화상이 사망 원인이라고 밝혀 충격을 줬다.
법원은 지난 2021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와 살인 방조죄 등으로 6명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고, 고문에 가담한 12명에게 상해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더 글로리' 속 고데기 학폭 장면을 보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오스만을 떠올리며 다시금 분노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스만의 어머니가 지난달 30일, '더 글로리'가 공개되던 날 오스만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추억에 잠긴 모습이 포착되며 말레이시아인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더 글로리'로 인해, 학교 폭력의 잔인함과 계속되는 피해를 잊지 말고 이를 없애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말레이시아 내부에서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