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 유명 호텔이 스파 풀 배수구 사고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CTWAN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만 화롄시에 위치한 5성급 호텔 '파글로리 플라자 호텔 화롄(Hualien Farglory Hotel)'에서 스파 풀 배수구로 인해 투숙객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가족과 함께 호텔을 찾은 장씨는 오후 4시께 5살 아들과 함께 실내 스파 풀에서 여유를 즐겼다.
그런데 얼마 후 물속에서 그에게 걸어오던 아들이 갑자기 물속으로 가라앉더니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키가 115cm 정도인 아들은 밖에서 머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라앉았다.
공포에 질린 아들은 울며 엄마를 찾았고 그는 아이를 안아 들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어린 아들이 물에 익숙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한 장씨는 아들에게 집에 돌아가면 수영을 배우라고 한 뒤 다시 풀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키가 176cm 정도인 장씨도 곧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풀장의 수위는 그가 웅크리고 앉았을 때 가슴까지 차오르는 정도였는데 그가 웅크리고 앉는 순간 갑자기 배수구가 파열됐다.
몸무게 85~90kg가량의 장씨는 강한 힘에 의해 하수도 쪽으로 끌려갔다.
엄청난 수압은 그의 엉덩이를 빨아당겼다.
그는 여러 차례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며 도움을 요청했다. 몇 번이나 반복한 끝에 세 명의 남성이 그를 물 밖으로 끌어냈다.
하필 그는 사각지대에 있어 빠르게 구조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했고 장씨는 호텔 직원과 함께 병원에 이송돼 검사를 받았다.
배수구에 빨려 들어간 그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엉덩이 한쪽 전체에는 시퍼런 피멍이 들어있었다.
조사 결과 풀장 바닥에는 지름이 약 25cm에 달하는 사각 배수구가 있었다.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어린이들의 경우 이런 배수구에 빨려 들어가 실종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을 정도로 위험한 모습이었다.
장씨는 "내가 사고를 당한 후 30분이 지나도록 호텔 지배인이 나타나지 않았고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풀장에 데려갔다. 아무도 위험을 경고하지 않았다"라면서 "호텔 측이 풀장을 폐쇄하면 많은 투숙객이 불평할 것으로 생각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한 것 같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내 엉덩이의 큰 타박상을 보면 호텔의 풀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 이것은 공공 안전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2박 3일 여정 내내 이번 사고로 패닉에 빠졌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무료로 숙박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이 이어지자 파글로리 플라자 호텔 측은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호텔은 "지난 14일 발생한 호텔 스파 풀 시설의 이상으로 인해 투숙객이 부상을 당한 사건에 대해 파글로리 플라자 호텔은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사건이 발생한 후 호텔 직원은 즉각 나서서 피해 투숙객분께 사과하고 치료를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날 밤 6시 30분께 옌랴오 경찰서 직원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했고 호텔 직원은 치료와 검사를 위해 피해 투숙객과 함께 병원으로 이동했다. 당일 호텔 직원이 보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나, 피해 투숙객분이 후속 법적 절차 때문에 호텔에서 제안한 보상 방안을 알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후 호텔은 즉시 문을 닫았고 스파 풀과 수영장의 모든 장비를 전면 점검했다. 호텔 수영장 장비와 풀의 장비는 서로 다른 시스템에 속하며 엔지니어링 인원의 종합적인 검사를 거쳐 안전을 확인해 다음 날인 15일 운영을 재개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파글로리 플라자 호텔은 항상 투숙객분들께 안정하고 편안한 여행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호텔 시설을 재점검하는 등 고객 여러분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계속해서 안전한 시설을 이용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