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호주서 피부 뚫고 들어가는 '방사성 물질' 든 캡슐 사라져...초비상 사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DFES 페이스북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가까이 가거나 만지기만 해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한 물질이 운송 도중 사라졌다.


이에 1천㎞ 이상에 달하는 도로에서 아주 작은 캡슐을 찾아야 하는 '초비상' 사태가 벌어졌다.


28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은 호주 서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담긴 원형 캡슐이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뉴먼에서 퍼스로 운송되던 중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세슘-137은 여러 방사성 동위원소 중에서도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감마선을 낸다. 이에 반경 1m 내에서 1시간 있으면 엑스레이를 10번 받는 것과 같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DFES 홈페이지


호주 보건·소방당국에 따르면 두 도시 간 거리는 1천400㎞, 방사성 캡슐의 크기는 지름 6㎜, 높이 8㎜다.


이 캡슐은 방사선 측정기 안에 들어있던 것으로, 뉴먼의 한 광산에서 채굴 작업에 사용했다.


그러던 중 지난 12일 수리를 위해 측정기를 포장해 서남부 도시인 퍼스 북동쪽 교외 지역의 공장에 소포로 발송했다.


소포는 4일에 걸쳐 수리 공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안에 있어야 할 방사성 캡슐은 사라진 상태였으며 측정기 나사는 풀린 채 분해되어 있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소포가 트럭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캡슐이 이탈돼 밖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도난 등 범죄가 있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수색에 나섰다.


당국은 트럭의 위치정보시스템(GPS) 데이터를 이용해 정확한 이동 경로와 정차 위치 등을 확인해 그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 캡슐에 가까이 있거나 이를 만진 주민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뉴먼의 한 도로 / Flickr 'yaruman5'


책임자인 앤드루 로버트슨 박사는 "이 물질에 매우 가까이 있거나 직접 만지면 방사선 위험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방사선 화상을 입는 것을 포함해 건강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드시 5m 이상 떨어져 있을 것을 당부했다.


막연히 맨눈으로 캡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방사성 물질 측정기를 이용해 수색할 예정이라고 관계 당국은 전했다.


한편 1987년 고이아니아 방사능 유출 사고 당시 세슘-137에 의해 4명이 죽고 200명 이상이 피폭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