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요즘 육군 부대에는 게임방과 건조기가 다량 보급돼 있다.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해줘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고, 빨래를 빠르게 말려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다음 달부터는 할 수 없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육군 병사들이 실의에 빠졌다.

지난 27일 온라인 매체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23년 1월 31일 부, 육군 전 부대 유료 게임방 및 건조기 철수" 소식을 전했다.

유료 게임방과 건조기는 1월 31일 화요일까지만 쓸 수 있고, 2월 1일부터는 쓸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육대전은 "현재 군에서 외부 민간업체와 협약으로 사용 중인 편익장비(게임 PC, 건조기 등)는 1월 31일 부로 종료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정은 외부 민간업체와 협약을 맺어 사용 중인 장비에만 국한될 뿐, 기존에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게임 PC와 건조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게임 PC와 건조기 대부분이 민간업체와 협약을 맺은 뒤 보급된 만큼, 대다수 부대의 병사들은 이 두 가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육군의 결정은 감사원 감사 결과로 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6년 12월 14일 국방부는 "소규모 편익장비를 설치 및 운영하고자 하는 부대는 기존 업체와 체결한 계약(협약)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유재산법'에 따른 사용허가의 방법으로 설치·운영하도록 '소규모 편익장비 설치 사용허가 업무처리지침'을 하달했다.

내용에 따르면 소규모 편익장비의 설치 검토 시 해당 군사시설을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이 가능한지 검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육군본부는 이러한 검토를 하도록 하지 않은 채 국유재산법에 따른 사용허가 절차에 따라 선정된 업자가 장비를 설치해 운영하기 전까지는 기존 장비를 업체와의 잠정 수의계약을 통해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부칙을 각 부대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각 부대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민간업체가 소규모 편익장비를 설치·운영해 영업할 수 있도록 해왔다.

감사원은 "육군은 1,646개 부대에서 지역시설단의 사용허가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각 부대 자체협약으로 149개 업체로 하여금 부대 내에서 소규모 편익장비를 설치해 영업하도록 한 결과를 초래했다"라면서 "이로 인해 연간 20억원 상당(추정금액)의 행정재산 사용료 징수 기회를 상실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군과 해군은 용도변경을 거쳐 소규모 편익장비를 설치·운영했기에 유료 게임방·건조기 철수는 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