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일반인과 결혼해 '평민' 된 마코 공주가 PTSD 앓자 SNS 개설 나선 일본 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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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일본 왕실이 헌정 사상 최초로 공식 SNS 계정을 개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화제를 모은다.


최근 일본 매체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재팬 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왕실의 예산을 관리하는 궁내청은 홍보실 신설 및 직원 증원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23년 예산안을 지난해 내각으로부터 승인받았다. 궁내청은 지난해 말 이런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왕실 SNS'는 신설 예정인 홍보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홍보실 신설은 4월, SNS 개설은 8월로 계획 중이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궁내청 간부들을 인용해 여느 나라 왕족들처럼 개인별로 SNS 계정을 활용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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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왕실이 SNS 개설에 적극적인 이유는 바로 지난 2021년 왕실 직책을 포기하고 평민 고무로 케이와 결혼한 마코 공주의 '결혼 스캔들'과 관련이 있다.


재팬 타임스는 "당시 의사소통의 부족이 왕실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왕실 스스로 스캔들에 미흡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해 SNS 개설 등 소통 채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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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전 공주의 남편인 고무로 게이는 결혼 전부터 모친의 금전 문제 등으로 논란이 많았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결혼 반대 여론도 높았고 결혼이 미뤄지기도 했다. 당시 왕실은 이런 논란에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설령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더라도, 하나를 반박하면 다른 하나는 사실로 보이게 되니 반박하지 않는다'는 게 왕실의 일반적인 기조였다고 한다.


시어머니 코무로 카요와 남편 코무로 케이 / friday news


일본 왕실은 평소 구성원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의 소통을 하지 않는 편이다. 왕실 가족의 생일이나 새해 등 특별한 날에만 궁내청을 통해 제한적으로 사진·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소통의 전부다.


하지만 마코 공주가 결혼 스캔들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왕실의 태도가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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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공주의 부친인 후미히토 왕세제가 "왕실이 가짜뉴스를 반박하는 기준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SNS 개설 검토는 이런 인식 변화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중론이다.


하지만 일본 내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왕실의 SNS 개설 등에 반대 입장이다. 재팬 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왕은 신과 같은 존재이므로 국민과 너무 가까워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