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일본 연구원 "후지산, 당장 올해 폭발할 수도 있어...마음의 준비해야"

후지산 폭발 시뮬레이션 / NH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일본 후지산이 2023년 폭발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충격적인 평가가 나왔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일본 아사히 신문계열 매체 아에라 닷컴(AERA dot.)의 보도에 따르면 후지산 연구의 거점인 야마나시현 후지산 과학 연구소의 혼다 료 선임 연구원은 "후지산의 분화 징후는 현시점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도 "언제 분화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지산은 해발 3,776m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일본의 상징이자 일본인의 영산(靈山)으로 꼽힌다.


혼다 료 야마나시현 후지산 과학 연구소 선임 연구원 / NHK


기상청에 의한 후지산의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지하 마그마 활동과 관련해 일어나는 심부 저주파 지진의 수는 2021년에 88회에서 2022년 140회로 급증했다.


기상청 담당자는 "심부 저주파 지진의 증가는 분화의 전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늘어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화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Instagram 'hashimuki'


혼다 연구원은 후지산에 두 가지 분화 위험 포인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지진 상황이나 지각 변동 등의 데이터다. 기상청 직원에 따르면 이 데이터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다른 하나는 화산의 활동 이력이다.


지질이나 문헌 등을 조사해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반복해왔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혼다 연구원은 "후지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은 1707년 12월 16일부터 31일까지 일어난 '호에이 대분화'이지만, 분화 활동이 활발했던 56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지층을 조사하면, 약 180층의 분화 퇴적물이 확인되고 있다"라면서 "즉, 후지산은 지금까지 약 30년에 1회의 빈도로 분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지산은 정기적으로 분화해온 것은 아니지만, 평균 30년에 1번 분화해왔다. 그런데 1707년을 마지막으로 300년간 쉬고 있다. 이에 오히려 언제 폭발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후지산 폭발 시뮬레이션 / NHK


혼다 연구원에 따르면 "후지산이 드디어 분화할지 모른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지금까지 두 차례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2000년 후반에 보인 심부 저주파 지진의 급증이다. 앞서 언급했든 마그마의 움직임과 관계가 있는 지진이다.


후지산에서는 연간 100회 정도 관측되지만, 2000년 10월에만 133회로 증가했다. 11월에는 221회, 12월에는 142회로 확인됐다.


두 번째는 동일본 대지진 4일 후인 2011년 3월 15일에 있었다.


당시 시즈오카현 동부에서 매그니튜드 6.4의(진도 6강) 지진이 일어났다.


진원은 후지산 직하로, 동현 후지노미야시에서는 진도 6강이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진으로 길이 약 6km, 폭 약 10km의 단층이 최대 약 1m 상하로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단층이 크게 움직이면서 암반이 깨져 폭발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지난해 1월 규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주택 / 西日本新聞


혼다 연구원은 "위기 상황 두 번 모두 분화는 하지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위험을 경고했다. 저주파 지진이 늘어나거나 매그니튜드가 큰 지진이 근처에서 일어나면 지진학적으로는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후지산이 분화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최근에는 난카이 트로프(남해 해저협곡)에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후지산이 분화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호에이 대분화 때는 분화 49일 전 난카이 트로프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지산 마그마는 천천히 상승하는 점성이 높은 마그마와 비교했을 때 전조를 파악하기 어려워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