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목욕탕 가서 씻어요" 월세 아끼려고 '욕실' 없는 집 구하는 일본 청년들 (+영상)

YouTube 'ANNnewsCH'


치솟은 집값에 월세 아끼려는 일본 청년들의 선택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높은 집값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옆 나라 일본의 2030 청년들도 높은 집값 때문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청년들이 월세를 아끼기 위해 욕실을 포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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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한 푼이라도 아끼려 욕실 없는 집 선택해


지난 17일(현지 시간) 일본 TV아사히 'ANN 뉴스'는 최근 이른바 '욕실 없는 집'이 일본 MZ세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도쿄 아라카와구의 한 '코인 목욕탕'에는 이른 아침부터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 틈에 섞여 목욕하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풍경이지만 최근에는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욕실이 없어 집에서 씻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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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목욕탕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욕실이 딸려 있지 않은 집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런 집에는 샤워 부스나 세면대 대신 변기가 놓여있다.


욕실 없는 집에 사는 노나카 쇼타(26)는 "월세가 싸다는 게 큰 장점이다. 도쿄에 상경한다면 여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원래 목욕탕을 좋아한다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도쿄에 상경한 이래 욕실 없는 집에서 홀로 살고 있다.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지만 월세는 한 달에 3만 2,000엔(한화 약 30만 8,000원)에 불과하다. 욕실이 있는 집의 반값 정도다.


그는 "지은 지 50~60년 정도 된 집이다. 레트로 같은 느낌을 좋아해서 딱히 나쁜 점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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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없는 집만 모아놓은 웹사이트까지 등장


욕실 없는 집이 인기를 끌면서 이런 매물만 모아놓은 웹사이트도 생겼다.


'도쿄 욕실 부동산'이라는 사이트는 욕실이 딸려 있지 않은 집을 검색할 수 있는 부동산 사이트다.


매물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 대신 '가장 가까운 목욕탕'이 기재돼 있다.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가시마 나츠코는 "욕실 없는 집은 도쿄에서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시부야, 신주쿠 등 도심 좋은 곳에 싼 매물이 많다"라면서 "월세를 아끼기 위해 이런 집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월세에 쓸 돈을 좋아하는 것에 쓸 수 있고 주식이나 저축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상경한 23살 오오우치 마사요시(23)도 2년째 욕실 없는 집에 살고 있다.


지은 지 48년 정도가 됐지만 지하철역까지 도보 18분 거리로 한 달에 3만 3,000엔(한화 약 31만 7천 원) 정도를 내고 살고 있다.


그는 욕실 없는 집에 산 덕분에 저축이나 취미에 더욱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마사요시는 "단점은 틈새가 있어 겨울에 춥다는 것"이라면서 "작년에는 추위를 견딜 수 없어 두꺼운 옷을 입고 담요도 덮고 지냈다"라고 전했다.


그는 너무 추울 때는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해주는 도보 5분 거리의 목욕탕에 간다고 했다.


욕실 없는 집에 거주하는 청년 대부분이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누리꾼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목욕탕 쉬는 날에는 어떻게 씻나", "돈 없는 사람은 위생도 신경 쓰지 말라는 건가", "집에서 욕실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나는 절대 못 산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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