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새들의 떼죽음, 알고 봤더니..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포착된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에는 새들이 모두 떼죽음을 당한 듯 보도블록 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겨 충격을 줬다.
사실 사진 속 새들은 죽은 것이 아니었다. 전날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든 취객처럼 열매에 취해버린 것이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그린포스트(Green Post)는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 한 장과 그에 담긴 진실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Chernihiv) 헤로이브 체르노빌(Heroiv Chornobyl) 거리에서는 황금빛 꼬리를 가진 새들이 의식을 잃은 채 땅에 누워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전쟁 때문 아니냐", "재앙의 징조가 아닌지 걱정된다", "곧 자연재해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역 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전했다. 새들이 술에 취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새들, 발효된 열매 먹고 술에 취해
우크라이나의 동식물 관련 페이지 운영자 예브게니 루덴코(Yevhen Rudenko)는 이런 장면이 겨울, 특히 따뜻한 겨울에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때 새들의 겨울 주식인 베리가 눈이 녹으면서 발효가 되고 이를 먹고 취해버린 것이다.
과일이 너무 익을 경우 과육의 조직이 무너지고 효모가 침투해 과일 내부 탄수화물이 발효되면서 에틸알코올이 만들어진다.
결국 술에 취해버린 새들은 땅에 떨어져 잠들어버렸다.
보통 술에 취한 새들은 곧 깨어나 날아간다. 하지만 밖이 너무 추울 경우 술에 취한 사람들이 겨울에 거리에서 얼듯 얼어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
또한 자는 동안 길 잃은 고양이, 개, 까마귀 등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 설명을 접한 누리꾼들은 "새들도 술에 취하는구나", "꿀잠 자고 있을 듯", "진짜 만취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4마리 중 한 마리 결국 목숨 잃어...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을 당시 새들은 모두 살아있었지만, 한 마리는 지역 응급 의료 지원 및 의학 센터로 이송된 후 목숨을 잃었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 티나 리트비넨코(Tina Lytvynenko)는 "한 마리의 새가 짓밟혔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보지 못해 우연히 밟은 것으로 생각됐지만, 일부러 짓밟은 것 같다"라면서 "부검할 예정이다. 발과 부리가 부러졌고 내부 장기의 열상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새를 넣을 수 있는 골판지 상자에 넣어 완전히 깰 때까지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둔 뒤 깨어나면 야생으로 돌려보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