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해열제 없다고 어린 자식에게 '동물용 약' 먹인 중국 부모...아기의 충격적인 건강 상태

Sina


코로나19 확산 후 해열제 품귀현상 겪고 있는 중국...안타까운 사건 일어나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중국에서 해열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이런 상황에 아이에게 먹일 해열제를 구하지 못한 부모의 실수로 아이가 간 손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중국 포털 시나닷컴은 해열제가 없어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동물용 해열제를 먹인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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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품귀 현상에 아이에게 소가 먹는 해열제 먹인 부모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츠펑시 닝청현에 사는 소녀 왕멍(가명)의 가족들 4명 모두 잇따라 고열 증세를 겪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해열제와 소염제 사재기 열풍이 불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이에 왕멍의 가족들은 약을 구하지 못했다.


결국 부부는 집에서 기르는 소에게 먹이던 동물용 해열제를 복용하기로 했다.


몇 년 전에도 해열제가 없을 때 복용했기에 부부는 망설임 없이 동물용 해열제를 먹었다.


이튿날, 왕멍과 남동생도 오한과 39도 이상 고열을 앓았다. 부모는 이날도 약을 구하지 못했고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동물용 해열제를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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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해열제 복용으로 간·신장 손상 나타나


3일 후 아이들은 메스꺼움과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왕멍의 부모는 약을 먹은 후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코로나19 증상으로 착각하고 동물용 해열제를 더 먹였다.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부모는 아이들을 현지 병원으로 데려갔다.


진찰 결과 왕멍과 남동생은 각각 트랜스아미나제가 3000U/L 이상, 2000U/L 이상에 도달했으며, 빌리루빈 지수가 높아져 혈액 응고가 악화되면서 간과 신장 기능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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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입원한 후 아이들의 트랜스아미나제 수치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았고 결국 추가 치료를 위해 수도 베이징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28일, 왕멍의 가족은 구급차 두 대를 나눠 타고 밤새 베이징으로 이송됐다.


구급차는 지난달 29일 오전 3시께 베이징에 도착했다.


왕멍과 동생은 각각 인민해방군 종합병원 제7의료센터 부속 베이징우호병원과 베이징바이아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아이들을 진료한 쑨리닝 박사 / Sina


의료진은 아이들의 혈중 암모니아 수치를 낮추고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 대한 약물을 주입했다.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의료진은 최악의 경우 간 이식 수술까지 고려했지만, 다행히 약 10일간의 입원 치료 끝에 왕멍과 동생은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부모가 동물용 해열제를 투여한 것과 아이들의 간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