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월급을 정기적으로 받는 직업을 갖게 되면 누구나 손에 쥐는 게 있다.
바로 신용카드다. 소비를 편리하게 해주고, 혜택까지 주어지기에 정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다 이용을 한다. 휴대폰과 연동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이용자들은 더 늘었다.
Z세대 역시 신용카드를 많이 이용하는데, 멋모르고 신용카드에 포함된 '이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심각한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항간에서는 '소리 없는 암살자'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한번 잘못 쓰면,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됐다가 결국 '계속' 쓰게 되는 이 악마의 서비스는 바로 '리볼빙(Revolving)'이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일정 비율만 갚으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 결제 대상으로 연장해, 연체자로 분류하지 않고 계속해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최근 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리볼빙 때문에 갚아야 할 돈이 크게 늘어났다"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조금씩 조금씩 결제를 미뤄왔는데 시나브로 쌓인 금액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것이다. 보통 이자율이 15%~17%대에 형성돼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카드 업계는 지금의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원을 웃돌았다. 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소득이나 자산이 적은 금융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카드사 직원은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20대 리볼빙 잔액 엄청 쌓이고 있다"라는 경고성 글을 올렸다.
그는 "진짜 돈들이 얼마나 없으면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현재 업계는 작살나고 있다"라며 "소비패턴, 씀씀이 등 작은 거 하나하나부터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누리꾼들은 공감을 표하고 있다. 자신 역시 리볼빙을 이용 중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금방 이직할 줄 알았는데, 마땅한 이직처가 없어서 카드 대금이 쌓여버렸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코인으로 한 달에 100%씩 벌다 보니 이자율 20%가 오히려 싸게 느껴졌는데, 5토막 나면서 쪼들리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카드사 직원은 "카드회사 다니는 사람 중 리볼빙 쓰는 사람은 절대 없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라고 말하며 경각심을 줬다.
한편 리볼빙에 붙는 이자는 단리가 아니라 복리다. 20%를 기준으로 볼 때 30만원을 리볼빙 해 36만원이 됐다면, 이자로 붙은 이 6만원에도 20%의 이자가 붙는다.
즉 첫달에는 30만원에 6만원이 붙어 36만원이 되지만, 둘째달에는 6만원이 아닌 7만 2천원이 붙어 43만 2천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