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점심시간에는 '밥' 먹어야 하니 오지 말아 주세요"

KB국민은행이 올 1월 말부터 일부 지점들의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이를 위해 점심시간 동안 은행 문을 1시간 가량 닫을 예정이다.

지난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동시에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낮 1시간 동안 은행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다.

1월 30일부터 1차적으로 공공기관과 군부대에 자리한 10개 점포에서 시범운영된다. 3월 6일부터는 관공서 및 대학 내에 자리한 4개 점포에서 시범운영된다.

이 시범운영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직원들이 점심을 먹는 1시간 동안은 출입이 통제된다.

비록 여의도, 강남 등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점은 아니지만 대형은행 중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 도입 자체는 KB국민은행이 최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은 물론 기업은행, 농협은행, 씨티은행, 새마을금고 등에서도 이뤄진 바 없다.

지방은행 중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등이 소규모 점포에 도입한 바 있다. 이용객이 적은 곳에 한해 이뤄졌으며,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또는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문을 닫았다.

시민들은 조심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은 시범운영이지만, 이것이 보편화하면 은행 업무를 보는 게 쉽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늦게 열고(오전 9시 30분 업무 시작), 빨리 닫는(오후 3시 30분 업무 마감) 현 체제하에서는 이용 자체가 더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식시간 동시사용은 그간 은행권 노조가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교대로 먹는 제도는 인원 공백이 발생할 때 유명무실화되고, 점심을 먹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비대면 디지털금융이 활성화된 만큼 중식시간 동시사용이 이용자들의 불편을 키우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