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훔친 죄로 실형 6개월 산 '지적장애인'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강원 춘천시의 한 가게에서 콜라 등을 훔친 혐의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던 지적장애인 A씨가 석방된 뒤에도 다시 길거리 생활을 하게 됐다.

2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A씨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강원 춘천시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 식음료품을 67차례 훔쳤다가 구속 기소됐다.

총 피해액은 17만 6600원으로 소액이었지만, 반복적인 범행으로 가게 주인은 고통을 호소해 A씨는 결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A씨

춘천지법 형사 1단독 진원두 부장판사는 "치료감호로 피고인의 행동이 개선될 수 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장기간 강제적인 입원이 수반되는 점에서도 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검찰 역시 치료감호를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이어 진 부장판사는 "발달 장애인 지원센터는 피고인이 현재 지역사회로 되돌아올 경우 행려 생활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면서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하려면 대기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시설(교도소) 내 처우를 통해 입소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결문에서 언급했다.

당사자의 거부로 '자의 입원'은 불가능

하지만 지자체와 관련 당국 등의 말에 따르면 A씨는 출소 당일 춘천시 장애인복지관 담당자 및 부친과 함께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과 정신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당사자의 거부로 입소·입원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A씨의 부모 또한 집으로 그를 데려가봤지만, A씨는 이튿날 가출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속적으로 A씨가 입소를 거부하면서 결국 A씨의 부모는 뒤늦게 아들의 입원을 위한 병원 방문에 동의했다.

따라서 '교도소 내에서 거주시설 입소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는 법원 판결이 무색하게 현재 A씨는 집이나 시설, 병원조차 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