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수)

"부산 대저생태공원에서 덫에 걸린 반려견 구하려다 손가락이 절단됐습니다"

대저생태공원 내 설치된 덫 / 부산경찰청


반려견과 산책 중 벌어진 끔찍한 사고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부산에서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던 외국인이 야생동물을 잡기 위해 설치된 덫에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그는 산책 중 자신의 반려견이 덫에 걸리자 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지난 23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9시 30께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캠핑장 인근 산책로에서 40대 외국인 남성 A씨가 야생동물 포획틀에 왼손 검지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3일 사고가 발생한 공원 위치 (검정 붉은 점) / 네이버 지도 캡처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이날 반려견 두 마리와 부산 대저생태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도중 반려견 한 마리가 덫에 다리가 걸리자 A씨는 먼저 흥분한 다른 반려견의 목줄을 붙잡아 몸에 고정했다.


이어 소리를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반려견을 보며 정신없이 양손으로 덫을 잡아 벌렸다.


A씨의 반려견은 덫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기 전 구출돼 다행히 다리가 잘리는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A씨의 상태가 수상치 않았다. 놀란 반려견들을 가까스로 진정시킨 후 그는 뒤늦게 손가락 쪽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그제야 왼손 검지 손가락 끝부분이 덫에 잘린 것을 알게 됐다. 사고가 난 곳은 A씨 부부가 매일 반려견들과 함께 산책하던 곳이라 더욱 충격이 컸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SNS 통해 사고의 진상 알려


A씨는 SNS를 통해 덫 그림을 올리며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모두가 이용하는 공원에 누군가 덫을 놓았고 내 반려견이 걸렸다. 난 개를 구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끝이 절단됐다"면서 "모두가 이용하는 공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면서 참담해했다.


또 "사고 현장 가까이에는 캠핑장이 있고 아이들이 놀던 모습도 기억한다"면서 "모두가 이용하고 안전해야 할 이곳에서 내가 겪은 일은 충격적이다. 국민은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대저생태공원) / 뉴스1


이전에도 대저생태공원서 여러 차례 불법 덫 발견돼


최근 부산 대저생태공원에서는 A씨의 사례를 포함, 총 2건의 불법 덫이 발견됐다. 12월 중순에는 공원 내 유채꽃 단지에서 또 다른 덫에는 오리가 걸려있었다.


관리당국은 오리가 걸린 덫을 발견하고 순찰을 강화하던 중 A씨의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학술 연구 등을 제외한 경우 덫을 소지하거나 덫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사건은 부산 강서경찰서로 이관돼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