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영화 '탄생' 봐야하는 이유...'미친 연기력' 배우들이 펼친 '청년 김대건' 이야기

영화 '탄생'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반복적이고 지루한 현대극에 많은 영화 관객들이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똑같은 배경, 어찌어찌 비슷한 스릴러물, 반복되는 히어로물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웰메이드 사극'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영화가 개봉한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시사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영화이기도 하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서 뜨겁게 언급됐다.


영화 '탄생'


시사회를 다녀왔던 관객들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친구들 극장에 데려가 영화 보여줄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던, 평단의 극찬까지 이어졌던 영화다.


바로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1845년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탄생'이다.


이 영화는 조선 최초의 신부가 되기 위해 우여곡절을 이겨내는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모험을 그려낸 영화다.


영화 '탄생'


청년 김대건 역은 '젊은 연기 천재' 배우 윤시윤이 맡았다. 얼마 전 KBS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이현재역을 맡아 열연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던 바로 그 배우다.


윤시윤은 극 중에서 김대건이 16세부터 20대 중반 순교할 때까지의 모습을 연기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맑은 느낌을 바탕으로 호기심 많고 학구적인 청년이 조선 최초의 신부로 성장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 나간다.


영화 '탄생'


청년 김대건에게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었던 유진길 역은 배우 안성기가 맡았다.


극 중에서 안성기는 수석 역관으로서 신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유학길을 돕는 리더십 있는 인물인 유진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안성기가 유진길, 유진길이 안성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실제 촬영장 스태프들이 유진길에 몰입한 안성기에 놀라 이름을 헷갈리게 불렀다는 후문도 있다.


영화 '탄생'


김대건, 유진길의 캐릭터가 보다 더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해주는 조력자들도 눈에 띈다.


유머러스한 신 스틸러와 섬뜩한 악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 윤경호가 현석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윤경호는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도 힘 있는 연기를 보인 바 있다.


그는 천주교인들의 순교 기록을 담은 기해일기의 저자이자 "살아도 부제님 곁에, 죽어도 부제님 곁에 있어야 합니다"라는 대사처럼 유학길을 마치고 사제로 돌아온 김대건 신부를 끝까지 보필하는 현석문 역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영화 '탄생'


배우 김강우와 이문식도 힘을 보탰다. 김강우는 정약용의 조카인 정하상 역으로, 이문식은 장난기 많은 마부 조신철 역으로 등장한다.


특히 이들은 최고의 유학자 가문과 천민이라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천주님 아래 똑같은 인간이며 동지라는 특별한 우정을 나누며 김대건과 함께 생사를 넘나들어 감동을 더한다.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는 극의 배경과 콜라보레이션을 이루며 빛난다.  


특히 김대건 신부가 실제로 거닐었을 과거 조선시대 배경과 해외의 모습을 전국 로케이션을 통해 빚어낸 점이 눈길을 끈다. 


영화 '탄생'


박흥식 감독은  "서울을 빼고 제주도도 포함한 전국 팔도에서 다 찍었다"라며 "CG의 도움으로 과거 장면을 멋지게 재현해냈다"라고 해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다. 


특히 겨울 신을 찍을 때는 강풍기 기본 3대를 준비해 놓고 찍었다고 한다. 


연기와 영상만큼 중요하다고 일컬어지는 음악도 남다르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부터 '태극기 휘날리며', '쉬리', '아이 캔 스피크', '장르만 로맨스'까지 한국영화 음악계 1세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동준 감독이 음악을 맡았다. 


무엇보다 천재 성악가 존 노가 OST에 참여했다. 체코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나온 그의 목소리는 영화 관객들을 1845년으로 이끌어준다. 


영화의 엔딩에 울려 퍼지는 '탄생'의 주제곡 역시 존 노가 불렀다. 영화의 주제가 관객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진한 울림으로 전한다. 


영화 '탄생'


연기와 연출, 그리고 영상과 음악이  아름답게 조화된 영화 '탄생'. 


험난한 여정과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꽃피워내는 故 김대건 신부의 이야기는 추운 겨울 속 얼어가는 우리의 손과 발 그리고 마음마저도 녹여내기 충분하다. 


시사회에서는 이미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범죄도시가 포문을 열고, 탄생이 마무리한다는 말도 나온다. 


밖에서 쌀쌀한 초겨울 바람을 이겨내기보다는 실제로 더 거친 바람을 이겨낸 이의 인생을 보며 희망을 꽃피워보는 게 어떨까. 


오늘(30일)부터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