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학대피해아동쉼터 지원사업 운영매뉴얼' 구축한 세이브더칠드런

사진 제공 = 세이브더칠드런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생후 16개월 된 입양 아동이 부모의 지속적인 폭력에 의해 2020년 10월 생을 마감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학대 신고가 1년 이내 2회 이상 접수된 아동에게 학대 피해가 강하게 의심될 경우 가정에서 즉시 분리하는 일시보호조치 제도가 시행된 지 20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정작 아동을 수용할 학대피해아동쉼터가 부족하고, 체계적 운영 방법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20년부터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전수 조사를 통해 전문적이고 표준화된 '학대피해아동쉼터 지원사업 운영매뉴얼'을 개발했으며, 시범사업 진행 및 보건복지부의 검토를 통해 전국 학대피해아동쉼터에 운영매뉴얼 적용 사업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국가 보호대상아동은 3,657명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733명(47.4%)이 '학대'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학대로 인한 보호대상아동 발생 비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2017년 35%(1,442명)에서 2021년 12.4%p 높아졌다. 전체 대상자 중 63%가 넘는 아동이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일시보호시설에 입소해 보호 받고 있다.


학대행위자로부터 긴급 분리해 보호하는 학대피해아동쉼터의 경우,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할 뿐만 아니라,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돕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며, 자립의 토대를 닦아주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는 2024년까지 학대피해아동쉼터를 240개소까지 증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운영과 관련한 지침은 '아동분야 사업안내'의 12페이지 분량 뿐이며, 쉼터의 광범위한 업무 진행에 대한 기준이 미비하고 지역마다 운영방식이 달라 어려움이 있었다. 정부 역시 학대피해아동쉼터의 법적, 행정적 체계의 보완을 준비하고 있으나, 정부 주도의 공식 운영매뉴얼을 배포하기까지의 공백을 지원하며 매뉴얼 제작의 초석이 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5월부터 총 30개의 쉼터를 대상으로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매뉴얼 적용 지원사업을 수행했으며, 9억 1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화된 쉼터의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이와 더불어 아동의 심리정서적 평가와 치료 연계, 집중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위한 인력을 지원했으며, 응급상황에서 시설로 분리 조치된 아동의 생필품과 시설 입소 아동의 자존감 향상 및 협동심 증가를 위한 문화활동, 그리고 교육의 단절을 예방하고 학업 및 특기,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활동 등을 지원한다. 


쉼터 운영매뉴얼은 쉼터 운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치기준부터 아동보호, 사례관리, 안전 가이드, 종사자 교육, 각종 서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 업무 체계를 명확하게 명시해 절차에 따른 아동보호를 가능하게 했다.


사업에 참여한 서울시립학대피해아동쉼터 정신영 팀장은 "신규 시설과 신입 직원에게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시설 별 업무 방식과 직원 역량에 따른 아동보호 수준을 상향 평준화 시켰다."며, "명확한 업무 체계로 매뉴얼 절차에 따른 전문적인 아동보호가 가능해 운영에 혼란이 전혀 없었다. 이 매뉴얼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로 신속하게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학대피해아동의 특성에 따라 보호와 치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책이 마련되는 것은 중요하다.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매뉴얼은 전국 쉼터에서 아동 보호를 위해 종사자들이 업무를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으로도 안전한 아동보호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3년 30개의 학대피해아동쉼터를 추가로 선정해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매뉴얼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의 소식·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