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폭우에 도심 곳곳 침수...낙엽이 하수구 막아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12일 저녁부터 사납게 쏟아진 비로 중부지방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떨어진 낙엽이 하수구를 막으면서 물이 차올라 침수된 곳이 많았다.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스스로 나선 시민들 덕분이었다.
지난 13일 SBS는 최근 비가 내린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하수구를 막고 있던 낙엽과 쓰레기를 치워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민들이 직접 배수구에 쌓인 낙엽·쓰레기 치워
8월 극심한 침수 피해를 겪었던 서울 도심은 이번에도 곳곳이 물에 잠겼다. 늦가을 도롯가에 쌓여 있던 낙엽이 빗물에 쓸려 모이면서 빗물받이를 막은 탓에 배수가 잘 안됐다.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몇몇 시민들이 직접 낙엽과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삽을 들고나와 낙엽을 퍼내고 맨손으로 배수로를 막은 낙엽을 걷어냈다.
한 목격자는 "물이 발목까지 빠졌다. 한 청년이 머뭇거리더니 갑자기 맨손으로 막힌 하수구를, 낙엽을 막 치웠다"고 전했다.
수도권 곳곳에서 침수...국지성 기습 호우 대비해야
13일 서울종합센터 등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이후 강서구와 동작구, 양천구 등 일부 도로와 인도에서 물이 빠지지 않는다는 신고가 여럿 들어왔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12일 오후 10시 30분 기준 성북구는 58.0mm, 강북구 57.8mm, 양천구 56.0㎜, 마포구 55.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오후 9시 19분 '호우와 낙엽으로 인한 배수 불량 등 도로 노면수가 유입되고 있으니 침수와 안전에 유의하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인천에서도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도로 등이 침수됐다는 신고는 200여건 접수됐다. 남동구 구월동의 한 도로에서는 배수로로 빠지지 않는 빗물이 많은 낙엽과 함께 인도까지 넘쳐 흘렸다.
한 건물에서는 3층 창문이 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건물 앞을 지나던 20대 여성이 경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기도에서는 오후 9시 29분 빗물에 나무가 처지면서 고압선이 합선돼 광주 송정동과 초월읍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으로 송정동 아파트에서 1명이 승강기에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도로 장애 228건 등 총 236건의 호우 관련 안전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에서는 금봉대로 등 시내 도로 9곳이 침수됐다. 광주 광산구와 전남 순천시 일대에서도 낙엽으로 인해 배수로가 막혀 도로가 침수되는 등 2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국지성 기습 폭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주변 배수로를 점검하고 틈틈이 낙엽과 쓰레기를 치우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