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尹 대통령 지지하던 국민의힘 전 의원, 결국 등 돌려..."내가 다 부끄럽다"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을 대상으로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하면서 여러 말이 무성해지고 있다.


언론계의 즉각적인 반응에 더해 정치계 쪽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전 의원도 이 문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은 "내가 다 부끄럽다"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게재했다.


이 전 의원은 "졸렬하니 어쩌니 하는 것은 사소한 비판이다. 졸렬하더라도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라며 "문제는, 이 사안이 권력의 사유화, 우리의 양심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퇴보하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역사에 관한 것이라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다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 / 뉴스1


그러면서 "대통령전용기는 해외순방시 탑승동행(항공이용료는 언론사가 부담한다고 함. 탑승의 취지는 기내기자간담회 등 언론의 취재를 위한 정보접근권 보장 차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대통령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특정 언론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건 대통령의 사적 영역이라 자유지만, 특정 언론이 대통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공적 업무에 대한 취재의 자유, 정보 접근권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면 그것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셈이 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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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언론사만 동행을 거부하면 향후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는데 자기검열을 하게 돼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전 의원은 "주권자에게는 맹목적으로 우호적인 관제언론은 필요가 없다. 비판할 언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헌법상 주권자는 국민이고 대통령은 '심부름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실이나 여당이나 왜 다들 입을 다물고 있는가"라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누가 감히 좋고 싫고, 유리하고 불리하고에 따라 달리 행사한단 말인가. 이렇게 역사가 퇴행하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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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의원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국민 자유와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는데 역사의 퇴행을 지켜만 보는가"라며 "아니면 다들 입으로는 자유니 뭐니 떠들어도 실은 그런 가치나 철학보다 권력과 이권, 자리에만 관심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마지막으로 "과거 문재인 정권 당시 남북회담 취재때 특정 기자의 취재를 거부한 사안에 대해 자유주의자로서 신랄하게 비판했던 나로서는, 정권교체 이후에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길 기대했다"라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 국민 갈라치기가 더 나아지긴커녕 더 퇴보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정권교체를 외쳤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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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용산 대통령실은 어제(10일) 전격적으로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즉각 반대 입장문을 내고 "우리도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도 긴급총회를 열고, 이번 사안과 관련해 기자단 차원의 공동 대응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뉴스1


이언주 전 의원은 제19대, 제20대 경기 광명시 을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20대(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MBC


하지만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당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탈당했다. 곧바로 안철수 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로 있던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이후 신당 창당을 거쳐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과 합당하며 입당했다. 현재도 국민의힘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