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사극 복귀작 '슈룹', 시청률은 폭발적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김혜수의 사극 복귀작으로 방영 전 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슈룹'이 시청률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슈룹'은 또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케이블 및 종편 포함한 동시간대에서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상의 조선시대가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다.
중전 화령(김혜수 분)은 대군들의 교육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후궁들은 어떻게든 자녀가 최고의 자리(왕)에 올라가도록 온갖 비책을 펼치고 구하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역사학자, 문화비평가 등 '슈룹' 고증 논란에 대해 "조선 말고 청나라풍"
드라마 전개를 위해 조선 왕실에선 있을 수 없을 법한 설정들이 생겨났다.
세자·세손이 건재한 상황에서 '제왕' 자리를 놓고 왕자들 간 물밑 경쟁이 벌어진다는 점, 대군을 다섯이나 낳은 중전 화령의 입지가 취약하다거나, 후궁 출신 대비(김해숙 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조선이 배경이면서도 이 같은 설정과 대사들이 중국 고장극, 특히 후궁 암투물의 문법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슈릅'을 본 역사학자들 역시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선이 아닌 청나라풍을 띄고 있다고 밝혔다.
"주자 성리학 조선에선 '망상'...중국 청조와 유사해"
지난 27일 CBS 노컷뉴스는 슈릅을 본 역사학자들의 의견들을 전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조선 왕실에서 저런 일은 있을 수가 없었다. 조선은 철저한 적서차별의 사회였고, 주자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사회였다. 중전이나 세자에게 왕자가 저렇게 말하는 건('새끼' 등 멸칭)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속 내용들이 '가상' 수준이 아니라 '망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원래는 주자 성리학에 따른 사회였지만 유목 민족인 청조가 시작된 후로 8명의 황자가 황제위를 두고 다투는 등 지금 '슈룹'의 설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대적 맥락상 불가능한 것...역사에 대한 존중 없다"
역사 학자들은 아무리 '슈룹'이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이라 할지라도 역사 콘텐츠인 이상 기본적인 시대적 맥락을 벗어난다면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단 진단을 내리고 있다.
김재원 역사학자는 "저는 콘텐츠 소재로서 역사를 얼마든지 가지고 놀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시대적 맥락에서 불가능한 것들이 나오는 건 역사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같다. 꼭 중국을 따라했다는 지적이 아니라도 그렇다"고 짚었다.
특히 K-드라마가 OTT로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는 상황에서 이런 고증 오류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 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관련 역사왜곡이나 문화왜곡이 최근 심화되고 있어서 그런 빌미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리 허구적인 드라마라도 조심해야 될 상황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이어 "최근 OTT 서비스로 K-드라마들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 외국인들에게 역사적 오해를 불러 일으키면 안되기 때문에 제작진도 신경을 써야 되지 않나 싶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