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삼성 회장' 취임한 이재용...오늘 아침 회사 못 가고 '이곳' 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신임 회장 / 뉴스1


삼성전자 이재용 신임 회장, 입사 31년 만에 '최고' 자리 올라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1991년 삼성전자에 발을 들인지 약 31년이 지난 2022년 10월 27일.


존경하던 아버지 故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지 약 2년이 지난 오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 시대'를 열어젖혔다. 대내외적으로 몰아치는 경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무거운'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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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져있다고 해도 잠깐의 축하식을 열법 하지만, 이재용 신임 회장은 너무도 조용하다.


이재용 신임 회장, 회사 출근 못하고 아침부터 '법원'으로...'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 출석


오늘(27일) 이 신임 회장이 조용한 이유는 바로 재판 때문이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위기 속에서도 이 부회장은 재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오늘(27일)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이 신임 회장 / 뉴스1


이날 오전 이 신임 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재판은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자신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부당행위를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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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은 보통 한 주에 두 차례 열린다. 이 신임 회장은 이 공판에 계속 피고인 자격으로 직접 출석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은 공판에 직접 출석할 의무가 있어서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2023년 1월 13일까지 공판 기일을 잡아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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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신임 회장 측 입장과 검찰 측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터라 1심이 나오더라도 2심·3심까지 이어져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재계 관계자들과 시민 사이에서 "경제 위기인데, 이렇게 시간 빼앗기는 것 우려된다" 목소리


재판이 길어질수록 그만큼 이 신임 회장이 경영에 신경 써야 할 에너지를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5일 故 이건희 회장 별세 2주기 추도식에서 홍라희 여사와 함께 포착된 이 신임 회장 / 뉴스1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반도체 산업 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축소된다면 그만큼 다른 기업·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공판을 출석해야 한다면 해외 출장에 지장이 불가피하고,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를 만났던 이 신임 회장 / 뉴스1


삼성전자 이사회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책임 경영 강화·경영 안정성 제고·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의 필요"


한편 삼성전자는 오늘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경영실적을 보고받는 자리지만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안건도 함께 논의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 책임 경영 강화·경영 안정성 제고·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이유로 이같이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 신임 회장 / 뉴스1


앞서 이 신임 회장은 지난 25일 故 이건희 회장 2주기에 열린 사장단 간담회에서 "더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때"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폈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총리와 기념 촬영하는 이재용 부회장 / 뉴스1


그러면서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라며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제가 그 앞에 서겠다"라고 강조했다.


삼성 SDS 본사 직원들과 기념촬영하는 이 신임 회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