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국 버스기사들에게는 철칙이 하나 있다.
"절대로,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는 승객을 태우거나 내려줘서는 안 된다"
정류장이 아닌 임의의 장소에서 승객을 태우거나 내려줄 경우 사고가 나면 오로지 기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회사 내규 위반으로 적발될 경우 징계를 받게 될 위험도 있어서다.
그래서일까. 한 시내버스 기사는 너무나 다급하게 "내려주세요, 제발"이라고 외치는 한 청년 승객을 외면했다.
청년을 내려주기에는 정류장은 너무 멀었고 시간도 밤 10시라 사고 위험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년은 재차 부탁했다. 아니 간청을 넘어서 울고불고 애원했다.
청년의 뱃속이 끓는 점을 넘어버렸고, 머지않아 용암이 폭발하듯 아래로 검은 액체들을 토해내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신호에 계속 걸리고, 정류장은 길은 밀리는 터라 청년은 정류장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기사님, 화장실이 너무 급해요. 제발 내려주세요"라는 다급한 10번째 요청에도 외면당하자 청년은 결국 '저세상 행동'을 하고 말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타이밍을 노려 맨 앞자리 창문을 열어젖히고 나가려고 한 것이다.
몸을 반쯤 넣어 뛰어내리기만 하면 되는 순간, 기사는 "저기요! 그냥 앞문으로 내리세요"라며 그제야 창문을 열어줬다.
청년은 하지만 그 시간도 아까웠다. 창문에서 뛰어내린 그는 바로 앞 빌딩 화장실로 달려가 몸을 그저 부르르 떨었다.
살아남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버스 탈출기는 23일 한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졌다.
사회적 사형 선고를 겨우 면한 청년 A씨는 "와 진짜 신호 대기중이던 버스에서 X싸느니 차에 치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정말 마지막 순간에는 터져 나올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리자마자 뛰어서 옆 영화관에서 X 쌌다"라며 "한문철 TV에 버스 탈출하는 사람 영상 나오면 그거 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