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일상 올인한 게 문제"...먹통 사태로 '멘붕' 온 유저 조롱한 카카오 직원

블라인드


카카오톡 마비에 입 연 카카오 직원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을 비롯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의 먹통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직원이 남긴 장문의 글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모았다.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본주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장인 A씨가 작성했다.


그는 자신이 재직 중인 카카오에 대해 "회사 추울 때 허리띠 같이 졸라 매자며 인센(티브) 100으로 퉁치고 회사 따뜻할 때 과실 나눠달라니 오너가 자본주의 운운하며 선을 그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다니는 회사부터 살려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많던데 네이버, 라인, 쿠팡 같은 회사면 그 말이 맞다. 고생한 만큼 근무 수당 외 추가로 챙겨준다는 믿음이 있으니까"라고 몰아쳤다.


하지만 그는 "카카오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A씨는 "놀금으로 인한 무급이건 노사 협의에 의한 무급이건 무급은 무급"이라며 "회사에 보상하냐고 물어봤는데 안 한다는 확답 듣고 손 놨다"고 밝혔다.


카톡 로그인 오류 캡처


A씨, "다른 메신저 많은데 누가 카카오 쓰래?"


그러면서 "토요일은 무급이라 8시간 미만으로 일하면 무료 봉사"라며 "당신들이 불편하니까 책임감으로 일하라고? 누가 카카오 쓰래?"라고 되물었다.


말미에는 "라인, 토스 등 메신저 대체재가 많다"며 "애초에 글러먹은 서비스에 당신들 일상을 올인한 게 문제다. 무료 봉사를 강요하지 마라"고 덧붙였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질어질하다", "오너도 문제고 직원도 문제네", "그래 알았어 안 쓸께", "그러다 회사 짤리고 징징거리지 마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카톡 먹통에 유저들, 타 메신저로 갈아타는 중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로 메신저 기능이 장시간 장애를 일으키면서 카톡 사용자가 200만명 급감하고 경쟁사인 라인과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는 빠르게 늘어났다는 조사가 나왔다.


지난 1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국내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 16일 카카오톡 사용자는 3905만명으로 화재 전인 14일 사용자 수 4112만명 대비 207만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라인은 지난 14일 43만 명에서 16일 128만명으로 85만명의 유저가 인입했다. 또 다른 메신저인 텔레그램 사용자는 같은 기간 106만명에서 128만명으로 22만명이 늘었고, 페이스북 메신저는 122만명에서 141만명으로 19만명 늘었다.


네이버 메인 화면 캡처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카카오 서비스 사태'에 대해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없다"며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도어스테핑에서 "이번 주말은 카카오를 쓰는 대부분의 국민들께서 카카오 통신망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제도를 잘 정비해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보고 체계와 국민에게 안내하는 것, 신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말에 과기부 장관에게 직접 상황을 챙기고 정부가 예방과 사고 후 조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검토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