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회사 나가도 '평생' 신차 살때 할인해 줘요!"
기아 자동차 노조가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파업'을 결의했다.
11일 기아차 노조는 오는 13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13일은 하루 2시간, 14일에는 하루 4시간 단축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생산을 위한 특근도 거부할 방침을 정했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 유가 급상승, 환율 폭등 등 경제 위기 속에서 수출과 내수를 책임지는 기아차의 침체로 인해 '경제난'이 심화하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긴 시간' 동안 신차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기다림'이 더 길어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계약 해지로 이어져 해외 자동차 회사의 차 구매로 이어져 내수 침체가 야기될 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998년 정부의 공적자금 도움을 받아 회생하고, 현대차 그룹으로 인수된 뒤 최초로 지난해 2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결정에 따라 무분규 역사를 3년으로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지난 9월, 노사는 기본급 9만 8천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등이 담긴 임금협상 잠정협의안을 타결했다.
하지만 단체협상에서 노조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노조원들이 문제 삼은 것은 임금 부분이 아니었다. '신차 할인 기간'이었다.
단체협상에서는 25년 이상 근속한 뒤 퇴직한 직원에게 신차 구매 '할인 기간' 혜택의 연한과 할인 폭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당초 이 제도는 2년에 한 번씩 신차 30% 할인 혜택을 평생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사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이 혜택을 만 75세까지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사측의 손해가 너무 큰 데다가, 다른 고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이 제안을 2026년으로 유예하는 '후퇴안'을 제안하면서 휴가비 인상과 주거지원금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에 거부당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하면 "이대로라면 총파업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세계 1위 자동차기업 도요타는 퇴직자에게 차량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도요타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858만엔(한화 약 8,500만원)으로 알려진다.
기아차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약 1억 100만원이었다. 도요타보다 20% 가량 높다.
도요타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 8천억엔(약 27조 5천억원)이었다. 기아차는 6조 4천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