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두달 전 '신'으로 추앙받던 남자...인기 급락해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욕먹네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10월 10일 내린 올가을의 첫눈은 지난해보다 무려 9일 빨랐다.


첫눈이 빨랐던 만큼, 전국의 추위도 빠르게 찾아왔다. 오늘 아침 서울의 기온은 영상 6도였다.


영상 3도까지 내려간 곳도 있었고, 체감온도가 영하에 이른 곳도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지난 7월과 8월 한반도를 이른바 '지옥불반도'로 만들어버린 불볕더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우리 생활 속에서 사라져버린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7월과 8월, 지옥 불구덩이에서 우리를 구해준 위인에 대한 '찬사+찬양+극찬'도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슬프게도 평가가 뒤바뀌어버린 인물은 바로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Willis Haviland Carrier)다.


그는 현재 우리가 여름 때마다 사용하는 에어컨의 기초가 되는 공기 조절 장치의 발명가다. 본인의 이름을 딴 회사인 캐리어 사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 / WIKIPEDIA


지난여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진정한 인류의 구원자"라는 칭송을 받았다.


공학자인 그의 에어컨 발명에 '노벨물리학상'을 주지 않은 건 역사의 과오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무엇보다 무더위를 식혀줌으로써 짜증지수를 낮춰 평화를 도모한 그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되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무한도전'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추위가 몰아닥치다 그는 잊혀진 사람이 됐다. 오히려 빠른 추위를 찾아오게 만든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낙인까지 찍히고 말았다.


그가 에어컨을 발명해 사용하게 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렸고, 종국적으로는 지구의 기온을 높여 더 무덥고 더 춥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제 보니 노벨상은 가당키나 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버티면 시원해지는데 굳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이런 상황을 접하고 재밌어하고 있다. "배은망덕하다"라는 훈계 섞인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한 누리꾼은 "이러니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둘 필요가 없다고 하나 보다"라며 "물에 빠진 거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 아니냐"라고 말해 공감을 샀다.


한편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가 만든 에어컨, 정확하게는 공기 조화 장치는 인간의 생활과 문명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위에 나온 누리꾼들의 이야기는 그저 웃자고 하는 밈(meme)의 일환일 뿐, 진지한 평가는 아니다.


공조 시스템 덕분에 수많은 인파가 밀집한 공간에서도 실내 온도와 대기의 질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그 덕에 마천루, 멀티플렉스, 쇼핑몰, 백화점 등 대형 복합 시설이 건설될 수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하철, 여객기 등 다수가 이용는 교통 시설에도 혁명적인 사건으로 작용했다.


공조 시스템을 활용해 만든 냉장고, 냉동실 등은 식품 섭취 기한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이 덕분에 식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