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미담 끊이지 않는 신동엽..
[인사이트] 최유정 기자 =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랑받는 개그맨 신동엽은 평소 후배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후배들의 회식 자리 술값을 몰래 계산하는가 하면,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내기도 한다.
개그맨 문세윤도 과거 신동엽 덕에 큰 힘을 얻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한 방송에서 "신동엽이 '너는 저평가된 우량주다'라며 언젠가는 인정받을 날이 올 거라고 했다"라며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도 믿어줬다고 미담을 전해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신동엽에게 감동받아 미담을 전한 후배가 또 있다.
개그맨 김영철이 과거 자신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줬던 개그맨 신동엽과의 일화를 전하며 뭉클함을 선사했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배우 하희라, 임호, 정겨운, 개그맨 김영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영철은 최근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 사건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4월 김영철은 여느 때처럼 스케줄을 소화하던 중, 큰 누나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김영철은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 아무 감정이 안 들어서 더 슬펐다. 그냥 일상이랑 똑같았다"라며 먼 타인의 소식을 접한 것처럼 마음이 고요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김영철은 아버지와 그리 가깝게 지내지 못했다. 그는 과거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를 많이 만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 때문인지 김영철은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할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큰 누나는 아들 도리를 위해 장례식에 오라며 김영철을 설득했다.
아버지의 장례식 참석을 고민하던 김영철을 다독여준 신동엽
이때 김영철의 마음을 돌린 사람은 바로 신동엽이었다.
당시 신동엽은 김영철에게 "영철아 장례식에 무조건 가야 돼. 가서 (아버지에게) 그거 하나만큼은 꼭 말씀드려라. 아버지로 인한 상처와 아픔, 그 결핍으로 네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고"라고 조언하며 김영철을 다독였다.
신동엽의 말을 듣자마자 아버지의 죽음이 실감 났던 김영철은 그동안 나지 않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결국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김영철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서 '아버지 왜 저만 그렇게 미워하셨냐. 아버지라는 사람 때문에 저는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낳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꿈에 나타나주셨으면 좋겠다. 무섭지 않고 자상한 아빠로 꿈에 나타나면 제가 꼭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다'라고 말을 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혀 주위를 먹먹하게 했다.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신동엽
한편 신동엽 역시 지난 5월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신동엽은 그간 방송에서 아버지를 향한 각별한 마음과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저희 아버지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게 있다. 형이 청각 장애인이다. 일반 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버지는 형이 농학교를 가게 되자 농학교로 옮겨서 형이 졸업할 때까지 가르치셨다"라며 남다른 가족사를 고백했다.
신동엽은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늘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가 진행을 맡고 있는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엔플라잉의 멤버 유회승과 그의 아버지가 '엄마가 딸에게' 노래를 부르자 아버지를 떠올렸는지 잠시 진행을 멈추고 눈물을 쏟아냈다.
또한 지난해 방송에서는 아버지가 암 수술 뒤 요양 병원에 입원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1년째 만나지 못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