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자위대 장교' 출신 일본인이 과거 '한국 군인'들을 만나고 느낀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과 일본 청년들의 대화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에 대해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난 3일 동아시아연구원 콘퍼런스홀에서는 한일관계를 분석하고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제10회 한일미래대화' 포럼이 열렸다. 


한국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 NPO'가 주최하는 행사로 양국의 정치, 경제, 안보 등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국 측 청년 대표 / YouTube 'EAI동아시아연구원'


이날 포럼에서는 "미중 경쟁 심화 속 한일관계 발전 방향"이란 주제로 한일 양국 청년들이 등장해 대화를 나눴다. 


위의 발언은 이날 청년 패널로 참가한 일본인 청년 마츠무라 유키 전 자위대원이 한 것으로 최근 그의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됐다. 


그는 올해 4월까지 일본 육상 자위대에서 간부 자위관(장교)을 했었으며 과거 한국 육군3사관학교와 방위교류에 참석한 경력이 있다. 


일본 육상 자위대 / Facebook '陸上自衛隊 Japan Ground Self-Defense Force'


전 일본 자위대 장교 "한일 관계 서서히 개선될 것"


한일 관계에 대해 마츠무라 전 자위대원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 낮다고 해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10년 동안 여론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 개선되고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마츠무라 전 자위대원은 "다만 국민 절반 이상이 상대국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문제들 대부분은 한일병합에서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 생긴 양국 간 알력의 부산물"이라고 주장했다. 


YouTube 'EAI동아시아연구원'


그는 "양 국민 사이에서 서서히 서서히 (불신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인터넷 접근이 용이해져 극단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쉬운 토양이 갖춰졌다"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언론이나 정치·경제 지도자층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를 진원으로 하는 혐한·반일 감정이 일부에서 컬트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대단히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의 소위 에코챔버나 SNS로 확산되는 것이 대단히 우려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 군인 만난 후 함께 싸울 수 있겠다는 생각 들어"


마츠무라 전 자위대원은 과거 한국의 젊은 육군 사관 후보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과 함께 싸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는 "한미동맹이나 미일동맹이 있는 가운데,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정치 지도층이 결정한 협약 또는 국제법에 따라 싸우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 틀 안에서 함께 싸우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저항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witter 'CJ Entertainment'


마츠무라 전 자위대원은 그러면서 "그런 가운데서도 역시 70여 년 전에 일어난 과오의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는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되고 거기에 대해 진지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익 이미지만 보다가 이런 일본인 보니까 괴리감 든다", "지금이라도 한일이 친하게 지내야 한다", "역시 일본의 사과가 먼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뉴욕 회동 / 대통령실 제공


2년 9년 만에 성사된 한일 정상의 만남...입장 차이는 여전


지난 21일 열린 한일 정상의 약식 회담에서 양측은 최대 쟁점으로 언급되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2년 9개월 만에 성사된 한일 정상의 약식회담은 관계 개선의 첫걸음을 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일본 측 사과 등에 대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해법을 도출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4일 전북 정읍시 태인 3·1운동 기념탑을 찾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 뉴스1


이런 가운데 24일 전북 정읍을 방문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일본의 충분한 사죄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무한책임의 자세를 가진다면 한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나 중국·대만 문제도 결국 3·1운동과 같은 민족자결 문제"라며 최근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움직이라고 강조하면서 민족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