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살찐 아내...사이즈 안 맞는 옷 마음대로 버리는 남편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출산 후 몸무게 30kg 증가한 아내에게 쌀쌀맞게 대하는 남편이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살찐 아내에게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남편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결혼 24년차인 두 사람은 '살' 때문에 무려 20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VCR을 통해 공개된 일상에서 아내는 아침 일찍부터 체중계로 몸무게를 재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붓기를 빼주는 식단으로 식사를 했고, 총 3시간 동안 열심히 운동했다.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 남편은 갑자기 드레스룸을 스캔하더니 돌연 쓰레기 봉투에 아내 옷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주로 홈쇼핑을 하는 아내가 잘못된 사이즈의 옷을 주문해 입지도 못하고 방치해두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이다.
남편은 택이 그대로 붙여진 새옷들을 가차없이 쓰레기 봉투에 집어넣었고, 그때 집에 도착한 아내는 모든 광경을 가만히 지켜봤다.
아내가 "그냥 싹 버려버리지 그러냐. 애들 옷까지다 버려버려라"라고 힘없이 말하자, 남편은 "입지도 않는 옷을 뭐하러 샀느냐"라며 잔소리를 퍼부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입지도 않는 옷 때문에 다른 옷들도 찾기 힘들다"라며 옷을 쌓아두기만 하는 아내의 행동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분노한 아내는 "왜 내 옷을 버리냐. 입든 안 입든 내가 버린다"라며 입장 바꿔 생각해볼 것을 요구했다.
남편 "몸매 관리 못 한 건 죄"
남편은 "난 다 입는다. 자네는 사이즈 안 맞아서 못 입지 않느냐"라고 끝까지 지적했고, 아내는 "안 맞으면 버려도 되느냐. 뚱뚱한게 내 죄다"라며 발끈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본인이 (몸매) 관리 못 했으니 죄"라고 직구를 날리더니 아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한번 업어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오로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남편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고 "아내가 꾸몄으면 하는 마음도 있을 건데, 아내는 외모를 꾸미는 성향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검소한 사람"이라고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은 분명하지만, 어쨌든 생활 속에서는 인정을 안 해주고 칭찬도 안 해준다. 결국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으로부터 나라는 사람은 어떤 존재이고 가치인가 싶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내는 자기평가 보고서에서 남편에게 무시, 비난을 받는 것 같다고 적어뒀으며, 스스로 쓸모 없는 사람으로 느끼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오은영 박사가 남편의 행동을 조금은 이해한 이유
하지만 오 박사가 남편의 마음을 아예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앞서 남편은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 아내의 밥그릇을 빼앗으며 핀잔을 준 바 있다.
심지어 남편은 "남자들이 돈을 벌면 마누라가 예뻐진다는데 나는 돈을 못 버나 보다"라고 막말까지 했고, 아내는 서러움의 눈물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방송을 보시는 분들 중 '배우자에게 왜 이렇게 예쁜 걸 강요하냐'라며 이해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실제로 배우자의 외모와 체중에 따라 결혼 만족도가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박사는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배우자가 과체중일 때 결혼 만족도가 감소하고 부부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늘어난다. 이왕이면 서로가 어떤 모습이어도 아끼면 좋겠지만 인간 안에는 이러한 면들이 있다는 걸 알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