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차 살 때는 돈 안 쓰시네요?"...삼성전자 이재용이 평소 아끼던 국산차 5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인사이트


이재용 부회장이 9년 동안 탄 '에쿠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국 경제에서 삼성이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지난해 삼성의 주요 15개사의 매출은 418조원이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명목 GDP) 2057조 4478억원과 비교하면 20.3%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런 대기업을 이끄는 총수라면 쉽게 볼 수 없는 슈퍼카나 럭셔리카를 끌고 다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이재용 부회장의 차 4대는 모두 국산차였다. 


현대차 '에쿠스'


이재용 부회장은 줄곧 현대 에쿠스를 고집했다. 이 부회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에쿠스를 타고 다녔다. 


삼성그룹은 임원들에게 각 지급에 맞춰 배기량별로 차량을 지원한다. 


상무에게는 그랜저, K7, 오피러스, SM7 등 2500~3000cc 이하 차량이, 전무에게는 제네시스, 체어맨 등 3000~3500cc 차량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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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으로 승진하면 3500~4000cc, 사장으로 승진하면 수입차를 포함해 4500cc 이하의 차량으로 선택폭이 넓어진다.


부회장이 되면 수입차를 포함해 4500cc 이상의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실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은 벤츠 S클래스를, 권오현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BMW7을 탔다. 


이 부회장의 에쿠스 사랑이 다소 이례적인 일로 받아지는 이유다.


쌍용차 '체어맨'


두 번째 차, '에쿠스'


이 부회장은 에쿠스를 9년 동안 탔다. 차를 바꾼 건 지난 2015년, 현대 에쿠스를 고집하던 이 부회장이 선택한 다음 차는 쌍용 '체어맨'이었다. 


이 부회장이 타던 쌍용 체어맨은 1억 1천만원대, 5000cc 차량으로 에쿠스와 동급의 차량이었다. 


당시 이 부회장이 체어맨으로 바꾼 배경을 두고 '엘리엇 사태' 이후 몸을 낮추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한전 부지를 두고 삼성과 현대차가 경쟁하는 등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다만 삼성그룹 측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SK엔카 홈페이지


쌍용차는 2017년 세단 라인을 포기하고 SUV에 집중하기로 했다. 체어맨 판매도 2018년부터 중단됐다.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되던 체어맨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회장이 타던 체어맨은 2020년 4월 SK엔카닷컴에 중고차 매물로 공개됐다. 이 회장은 체어맨을 2018년까지 탔던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의 주행거리는 3만 3805km였으며 가격은 4300만원이었다. 소개글에 따르면 차량 실내는 BOW 스플렌더 베이지색 인테리어가 적용됐으며, 쇼핑몰 자체 진단 결과 '무사고 차량'이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 사진=인사이트


다시 현대차로...직접 운전하고 등장한 '팰리세이드'


그해 이 부회장의 새로운 차가 등장한다. 현대차에서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였다.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 빈소에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해 나타났다. 뒷좌석에는 이 부회장의 자녀들이 타고 있었다. 해당 차량은 이 부회장이 사적인 용도로 타고 다니는 개인 차량으로 회사 법인차는 아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해당 차량이 신차가 아닌 중고차 매장에서 구입한 차라는 점이다. 이 부회장의 팰리세이드는 2019년 5월 16일 중고차 매물로 등록됐고, 같은 해 11월 7일 이 부회장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적 용도로 사용한 차가 팰리세이드였다면 업무용 차량은 2018년 제네시스 EQ900으로 바뀌었다. 체어맨으로 변경했을 때 일었던 정의선 회장과의 불화설은 불식됐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할 때도 EQ900을 이용했다. 


2년 뒤인 2020년에는 처음으로 제네시스 G90을 타는 모습이 포착됐다. 2018년 출시한 G90은 EQ900을 부분 변경한 모델로 당시 현대차 정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렸다.


제네시스 EQ900


제네시스 EQ900 → G90


지난 6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장녀의 결혼식이 있던 날, 이 부회장이 타고 등장한 차 역시 제네시스 G90이었다. 


이 부회장이 제네시스를 타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앞으로도 계속 협력하고 결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제네시스를 통해 표출했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장거리 이동이 필요할 때 현대차 계열인 기아 카니발 리무진을 즐겨 탄다고 한다. 


동선을 숨기고 신변 보호를 위해 여러 대의 세단과 SUV, 밴을 번갈아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호판 또한 외부에는 비밀로에 부치고 정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