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10명 중 4명, 500만 원 이하 빚 갚지 못한 것으로 집계돼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후 돈을 갚지 못한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 10명 중 4명은 500만 원 이하의 빚을 갚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계부채가 1900조 원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빚투나 영끌 등 여러 이유로 대출을 받은 이들은 여러 차례 빚을 지며 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 대출)로 전락하는 사례 등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채무 불이행자 현황' 자료를 보면 6월 말 기준 20대 채무 불이행자는 총 84300명으로 평균 등록금액(연체된 대출의 원리금 총액)은 1580만 원이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례 늘며 개인회생 신청자도 덩달아 '증가세'
이를 구간별로 보면 500만 원 이하 대출자가 35200명(41.8%)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500만 원 초과 1000만 원 이하 채무자가 17900명(21.2%)으로 집계됐다.
5000만 원 초과 20대 채무 불이행자는 4300명(5.1%)에 불과해 20대 채무 불이행자 대다수가 상대적으로 소액 빚으로 채무 불이행자가 된 셈이다.
이어 진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5241명으로 집계됐다.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2019년 10307명, 2020년 11108명, 2021년 11907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금리 높은 2금융권 대출 크게 늘며 대출 질 '악화' 우려돼
특히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 잔액이 은행권보다 큰 폭 늘어나며 대출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 20대 가계대출은 올해 초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다시 반등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대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95조 665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1462억 원(0.2%) 감소했다가 2분기에 5838억 원(0.6%) 증가했다.
이들의 가계대출을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 보험, 상호금융의 오름세가 특히 가팔랐는데 지난해 12월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년(2019년 12월 말) 전보다 47% 증가한 4조 2627억 원을 기록했다.
보험과 상호금융은 같은 기간 동안 각각 24.3%, 23.6% 늘어 1조 2813억 원, 8조 616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생계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가 빚을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청년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처음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생계비 마련 목적'이 43%로 비중이 가장 컸다.
진 의원은 "500만 원 이하의 소액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실업부조 등을 통해 청년들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들의 상환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