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3년만에 5천만원 모았다"...30대 사회초년생의 '짠테크' 성공일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경기 불황과 물가 인상으로 너나 할 것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특히 값비싼 외식이나 명품 사재기 등에 열을 올렸던 일부 MZ세대에서는 이와는 정반대로 극도로 소비를 절제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아예 돈을 쓰지 않고 버티는 '무지출 챌린지'를 이어간다거나 익명으로 소비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받는 '거지방'이라는 SNS 오픈 채팅방까지 유행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 투자 등 재테크 열풍 대신 조금이라도 덜 쓰는 '짠테크'도 각광받고 있다.


'티끌모아 티끌'이라 조롱 받던 짠테크족은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기분 좋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사진=인사이트


이를 미리 내다본 듯, 한 30대 직장인은 재테크에 열내던 분위기에 미리 '짠테크'를 선택했고, 보란듯 성공했다. 짠테크 3년만에 거금 '5천만원'을 모은 것이다.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책까지 냈다.


저서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에서 그는 "짠테크도 기술"이라며 자신만의 성공비법을 모두 공개했다.


생각이나 습관의 변화부터 구체적인 돈 모으는 기술까지, 그의 짠테크 기술을 바로 따라해 보자. 


1. '커피 안 마시기' 도전이 실패하는 이유...'노머니데이' 선언의 의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소한 지출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시도해보는 것이 바로 '커피값' 아끼기다. 즉, "오늘 커피를 마시자 말자"라고 매일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손쉽게 도전하는 것에 비해 성공률은 극히 낮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가 소개한 랜드연구소 사이먼 사이넥의 유튜브에 '자기 자신을 억제하는 방법' 영상에 따르면 사람의 두뇌는 부정적인 명령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오히려 부정적인 명령은 강조가 되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하면 오히려 코끼리가 바로 떠오르고 더 부각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커피를 마시지 말자'는 각오는 오히려 커피가 더 생각나고 간절해지는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때문에 저자는 "오늘 커피를 마시지 말자"라는 말 대신 "오늘 하루 지출을 0원으로 만들어보자"라는 선언이 훨씬 유효하다고 설파한다.


2. 내가 가난한 이유는 '나눗셈' 계산법 때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자는 돈을 쓸 때 '곱셈'으로 생각하고, 가난한 사람은 '나눗셈'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매달 3천원 짜리 부가서비스를 가입할 지 고민할 때 가난한 사람은 3천원을 30일로 나눠 '하루에 100원꼴이면 싸다'라고 생각한다. 


반면 부자는 3천원에 12개월을 곱해 '1년에 3만6천원'이라고 생각한 뒤 가입할 지 여부를 따진다는 것이다.


모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셈법을 이렇게 양분화할 수는 없겠지만, 나눗셈 셈법으로 '싸다'고 생각하며 불필요한 구매결정을 많이 하면 점점 더 가난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반대로 곱셈 셈법으로 구매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습관을 익히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할부구매'도 마찬가지다. 1년, 6개월, 3개월로 나눠 '마음의 부담'을 줄여가며 하는 할부구매야 말로 돈을 모으지 못하는 주범 중 하나다.


매달 나가는 카드값을 겨우 메꾸면서 근근히 이어가는 '할부구매'의 족쇄도 반드시 끊어야 한다. 


3. 절약의 첫 시작은 'SNS 탈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노머니데이' 선언이나 '곱셈 셈법 전환'이 돈을 쓰지 않고 모으는 사람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는 것이라면, 다음은 구체적인 절약의 실천요령이다.


절약의 첫 시작으로 저자가 꼽은 것은 다름아닌 'SNS 탈퇴'다.


저자는 SNS를 하는 심리를 심리학 용어인 '양떼 효과'로 설명한다. 즉, 무리에서 동떨어지거나 뒤처지는 것이 두려워 다른 이들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현상인 '양떼 효과'가 바로 SNS를 하는 주된 이유란 것이다.


이것은 곧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거나 인기를 끌면 나도 따라 사버리는 구매심리로 이어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SNS는 대체로 '내가 이렇게 잘먹고 잘산다'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 남들의 '잘먹고 잘사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레 나와 비교하게 된다. 그렇게 서로 알게 모르게 '더 잘먹고 더 잘사는 것'을 경쟁하게 된다. 


타인은 가졌지만 나는 가지지 못한 것을 나의 부족함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한 심리는 인간 본연의 욕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내가 가진 것, 채워넣은 것들에 대한 타인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인정욕구를 즉각 채워주는 마약과도 같다.


저자의 말대로 '마실수록 갈증이 나는 바닷물 같은' 악순환이 이어진다. SNS가 채워지고 화려해질수록 현실은 빈곤해진다. 절제력을 잃고 남들을 따라 분수에 맞지 않게 살다 보면 어느새 회복불능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소비의 기준을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의 필요에 따라 두어야 한다.


이성보다 감성에 앞서 지출을 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SNS의 탈퇴와 같은 극약 처방도 필요해 보인다.


4. 모든 돈은 '푼돈'에서 시작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말을 저격하듯 저자는 모든 돈은 '푼돈'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푼돈'을 모을 수 있는 여러가지 짠테크 기술을 설파한다.


익히 알려진 앱테크나 숨어있는 돈 찾는 사이트, 알뜰교통카드, 통신요금 선택약정, 찢어버릴 영수증으로 돈을 버는 방법, 중고책 파는 '책테크' 등 푼돈 같지만 쌓이면 꽤 쏠쏠한 짠테크 기술들이 소개돼 있다.


그러나 저자는 요리에 불조절이 필요하듯 절약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의욕에 불태워 갑자기 절약의 센불로만 스스로를 옭아매지 말라는 뜻이다. 


스스로에게 맞는 절약의 기술을 연마하고 습관화시켜  오래도록 지속하는 것이 '짠테크'의 핵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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